김성훈 김독, 하정우·주지훈 주연의 영화 ‘비공식 작전’은 흥행 면에서는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첫 주 100만 안팎) 예상외로 활기찬 작품이다. 관객들이 이 영화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이유는 1) 대체로 텍스트가 이해하기 쉽고 2) 1980년대 후반의 시대 묘사가 섬세하다는 점 3) 레바논 내전 당시 벌어졌던 실제 사건(도재승 서기관 납치 사건)을 드라마틱 하게 구성했다는 점 등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객들이 내심 이 영화에 크게 동화되고 있는 건, 1980년대 전두환 – 노태우 독재 시대 때 벌어졌던 국가적 사건과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 방식 등등이 2023년 현재의 정부 모습보다 훨씬 더, 백배 더 낫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 기이한 역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만약 지금 누군가, 재외국민이든 국내 해외여행객이든 납치나 재난을 당했을 때 현재의 국가나, 공무원 중 누군 가가, 영화처럼 구하러 나설 것인가. 과연 그럴 것인가. 영화는 종종 과거 일을 통해 현실을 일깨우게 한다. 기이한 깨달음을 준다. ‘비공식 작전’이란 영화 한 편이 지금 세상을, 전두환 시대 때보다 못한 현실로 깨닫게 할 줄은 이 작품의 감독이나 배우도, 이
지난해 말 개봉해 1월 12일 현재 개봉 2주 만에 종영 위기를 맞고 있는 ‘젠틀맨’은 사실 매우 영리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흥분할 정도의 걸작은 아니지만 시종일관 눈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의 긴장감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잠깐이라도 장면을 못 보게 되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칠까 봐 조바심을 내게 할 정도는 된다. 꽤 흥미로운 작품이라는 얘기이다. 이 영화가 흥행에서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아마도 제목 때문일 듯싶다. 젠틀맨이란 제목은 정작 이 영화를 도통 무슨 영화인지 짐작하지 못하게 한다. 영국 신사들의 정장 느낌이 나는 영화라는 얘긴지, 그렇다면 댄디(dandy)한 남자의 로맨스 아니면 폭력 남자나 나쁜 남자가 주인공이서 그것을 거꾸로 강조하기 위해 붙인 제목인지, 도대체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있으면 곧 ‘젠틀맨’이 케이퍼 무비(caper film, 등장인물들이 무리를 지어 절도를 하거나 강탈을 하는 이야기. 최동훈의 ‘도둑들’ 같은 영화)의 스토리 구조를 따라가는 작품임을 알게 된다. 일종의 사기단 얘기이고, 영국 가이 리치가 만든 동명 제목의 영화 ‘젠틀맨’이 롤 모델이라는 셈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사기꾼들이 정의감도 있고 사회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