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문의 보도와 관련 전반적인 내용을 평가하고 제언하는 '경기신문 보도평가위원회' 7월 회의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서면 의견서를 제출 받는 것으로 대체해 진행됐다.
보도평가위원회 위원들은 7월 한 달 간 경기신문의 보도 내용에 대한 의견을 담은 '보도평가 의견서'를 통해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제기했다.
위원들은 지역 청년들의 이야기 발굴, 지역민 중심의 도시재생 필요성 개진 등 7월 경기신문의 지역밀착형 기획 기사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날로 확산하는 코로나19 팬데민 상황 속 감염병에 관한 심층기사와 언론보도의 공정성과 중립성 등을 개선점으로 지적했다.
아래는 위원들의 의견서를 정리한 내용이다.
△ 박조원 위원장(한양대학교 교수)
= 7월 8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경기신문 홈페이지에서 제목에 “코로나”가 포함된 기사를 검색한 결과 연합뉴스에서 받은 기사와 외부 기고를 제외한 기사가 100건 가까이 되었다. 주말에도 계속해서 기사가 등록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루 7건 이상의 코로나 기사가 생산된 셈이다. 제목에 코로나라는 단어가 포함되지 않은 기사도 있을 터이니 코로나 관련 기사의 건수는 더욱 많을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세상을 뒤흔드는 판이니 기사의 양이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과연 이들 기사를 질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어떨까? 검색된 모든 기사를 꼼꼼하게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무작위로 기사들을 읽어본 결과 대부분의 기사는 단신 혹은 정부의 발표를 기사화한 것으로 보였다.
이는 이들 기사가 심층적인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감염병 보도의 요건이 충족되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코로나가 세상을 위기로 몰아가는 지금의 상황을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만큼 이 같은 문제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코로나 팬데믹이 1년 반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이 같은 문제를 당연한 것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려울 듯하다.
지금부터라도 경기신문이 감염병 전문 기자가 전문적인 보도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감염병 관련 심층 보도를 위해 외부의 전문가를 적극 활용할 것도 제안한다.
△ 홍숙영 부위원장(한세대학교 교수)
= 7월 22일 17면 “올해 상반기 100대 건설사 공사현장서 6명 사망” 제하의 기사는 건설 현장의 재해 실태를 고발하며 안전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그러나 사고의 내용만 전달하는 데서 그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향후 사고의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집중취재하기를 바란다.
7월 23일 12면 “‘리사이트팀’ 시각장애인 위한 양말 개발” 제하의 기사는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은 청년 창업동아리를 취재하였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의 이야기를 발굴해 알리는 것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뉴스로서의 가치도 크다고 본다.
도시재생과 관련한 기획기사는 낙후된 현장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주민이 중심이 되는 도시재생의 필요성을 심층적으로 짚어주었다. 나아가 도시재생사업의 모델로 삼을 수 있는 국내외 사례를 보여주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 사정희 위원(화성시 민주시민교육센터 팀장)
= 경기신문은 주요 면, 종합, 정치, 사회, 기획 및 특집 등의 순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나 가끔은 기획, 특집, 문화·체육 면의 순서가 뒤바뀌고 있어, 독자의 입장에서는 신문의 체계성에 의구심이 들 수 있다. 일관된 순서로 지면이 구성될 필요가 있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대선 후보들에 대한 여론 조사 및 후보의 정책 소개 등이 주요 면과 종합 면을 장식하고 있다. 경기도에 연고를 두고 있는 경기신문이 지역적 특성과 중도진보를 지향하는 성향일지라도 언론으로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덕목은 공정성이다.
그러나 경기신문에서 보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보도는 매우 친화적인 측면으로 치우친 경향을 보인다. 특정인에 대한 편향적인 보도는 매우 우려되며 경기신문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박재동의 손바닥아트”는 경기신문의 대표 코너라 할 만큼 대중에게 인기 있고, 회자되고 있다. 그래서 박재동 화백의 손바닥아트는 그날의 최대이슈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재동 화백의 만평에 대한 내용 보도는 지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7월 5일(월)자 지면 손바닥아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논문표절과 관련해 그 유명한 ‘유지(yuji)’를 사용해서 최고의 만평을 그려냈다. 그러나 7월 5일자 지면에서는 그 기사를 찾을 수 없었고, 이후 관련기사는 7월 8일(목) 사회면에 간략하게 보도되는 데 그쳤다.
손바닥아트는 이제 중앙언론에서도 거론될 만큼 날로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에 당일의 만평과 연관된 기사가 지면에 보도되는 것이 신문 구성에도 도움될 것으로 보여 만평과 기사의 연관성이 이어지길 바란다.
보도평가 의견서를 작성하다 보면 잘한 것보다는 보완해야 할 것만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기자님들의 노고에 반하는 의견만을 제시하는 것 같아 송구하다. 하지만 미래가능성이 충분한 신문이기에 지적하는 것이라 여겨주시기 바란다.
△ 여면구 위원(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 7월 15일자 10면 “개혁·민생은 하나··· 추 정치 인생 돌아보다”, 7월 19일(월)자 4면 “추미애 ‘택지조성 원가 연동제 시행하면 12억 아파트 5억에 가능’” 기사처럼 추미애 전 장관에 관한 기사가 많은 편인데 공정성에 대한 고심이 필요하다. 같은 날 6면 “김원준 경기남부청장, 코로나19 확산 차단 위해 ‘출두’” 기사가 있는데 제목이 어딘가 어색해 제목에 대한 신경도 더 썼으면 한다.
7월 19일자 12면 “김포 장기초, 온라인 영상회의로 ‘새로운 세상으로 한 걸음!’” 기사는 현실과 같은 활동이 가능한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프로그램 영상회의를 소개해 신선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기술인 ‘메타버스’ 프로그램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추가 기사가 이어지면 더욱 좋겠다.
7월 22일자 11면의 “아시아 최대 어반 컨템퍼러리 아트와 스트리스 컬처의 만남” 기사는 MZ세대를 겨냥한 ‘어반 브레이크 2021’을 소개했는데 의미있는 정보를 담은 흥미로운 기사라고 생각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시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특별한 감각·경험을 선사한다니 기성세대도 한번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무더위 속에서 땀방울을 쏟으며 수고하는 코로나19 방역 현장의 의료진 사진을 시의성 있게 실어 주면 신문의 신뢰감을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최윤정 위원(한국정서교육개발원 원장)
= 의견을 내는 것이 업무 강도와 연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작년 12월보다 인원 충원 및 시스템 구축 정도가 얼마나 되었는지 궁금하고, 원론적인 의견보다도 경기신문의 세부 방향성을 듣고 의견 나누고 싶다.
커뮤니티에 정리되어 있는 열두 번의 보도평가위원회 내용을 보면서 위원님들의 따끔한 충고와 과감한 기사에 대한 격려에 마음이 달라지는 느낌으로 경기신문에 소속감이 생겼다는 인식을 할 수 있었다.
비록 보도평가위원회에 대한 의견 답변은 4회까지였지만 위원회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경제부장, 편집부장, 지역사회부장, 편집국장, 온라인팀장, 심흥식 논설주간님의 글을 통해 보도평가위원회 운영으로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요즘 화상회의가 일상이 되었는데 다음 회의는 비대면회의로 진행해 경기신문의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여름휴가 기간 동안 코로나19의 확산에 대한 우려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상황에서 본격적인 휴가철을 보내는 방법, 즉 홈(home)+캉스(vacance), 스테이(stay)+케이션(vacation)의 다양한 형태를 소개해 위기감 대신 대안을 제안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최인숙 위원(고려대학교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
= 7월 20일자 4면 “윤석열·이재명 2강 지속, 상승세 이낙연 대추격전” 기사는 여론조사 보도로 이런 형태는 지양해야 한다. 여론조사는 하나의 정보원이다. 그러나 보도된 내용을 보면 누가 1위고 누가 2위인지, 누가 지난주보다 몇 포인트 상승했는지 등만 보도하고 있을 뿐 세 후보에 대한 적합도를 어떤 질문으로 측정했는지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이렇게 숫자만 나열하는 여론조사 보도는 하지 않는 편이 낫다.
7월 23일자 4면 “이재명 ‘오름새’ vs 윤석열 ‘내림새’ vs 이낙연 ‘옆걸음’” 기사 역시 마찬가지다.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라는데 적합도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숫자비교만 하고 있다. A후보가 앞섰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보도를 해야 한다. 이런 여론조사를 보도하려면 차라리 필드를 밀착 취재해 정보다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언론과 차별화를 하는 편이 낫다.
△ 최광범 위원(한국언론진흥재단 전문위원)
= ‘진보를 지향하는 지역신문’이란 평가를 받는 경기신문이 좋은 의미의 ‘독한 신문’으로 이미지 메이킹되고 있다. 7월 13일부터 3일 연속 ‘남양주시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1면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감사까지 이끌어냈다. 추후 감사결과도 보도해주길 기대한다.
7월 7일자 김건희씨 박사학위 표절의혹 보도는 중앙의 대형 언론도 쉽게 다루지 못했다. 경기신문 보도 이후 다른 언론의 후속보도가 이어졌다. 대특종이라고 평가한다. 경기신문 홍보자료로 활용해도 좋겠다.
지역밀착형 발굴기사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도시 재생 뉴딜 사업’의 명암을 짚은 연속보도는 모든 도시에 일반화 할 수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 지역 소재 대학 전문가의 자문을 받은 점도 좋았다.
시한폭탄된 물류창고 시리즈도 훌륭했다. 경기지역 물류창고가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문제점을 짚었던 5월, 6월의 시리즈 이후, 이번에는 안전문제로 이슈를 넓혀 ‘물류센터 문제=경기신문 보도’라는 인상을 받게 했다.
기사 제목에 신경 쓰기 바란다. 7월 9일자 1면 “유해시설 가운데 가출청소년 쉼터··· ‘맘’ 흔든다”라는 제목은 메시지의 선명성이 크게 부족했다. 독자는 가출청소년 쉼터가 유해시설 중의 하나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한가운데’라고 했으면 메시지가 명확했을 것이다. 또 ‘맘’은 어머니라는 뜻인지 마음이라는 뜻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굳이 ‘맘’ 흔든다를 붙이지 않아도 전달하려는 의미는 다 들어 있다. 그야말로 사족이다.
2022년 지방선거를 뛰는 사람들 시리즈는 지면이 할애되는 양에 비해 부족한 면이 있다. 누가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의 핵심 현안도 같이 제시했으면 좋겠다. 경기도는 유입인구가 가장 많다. 애향심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말일 수 있다. 언론이 교통, 교육, 관광,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역 의제를 제시해야 후보들이 공부를 할 것이고, 유권자는 자신의 지역에 관심을 더 보일 것이다.
일부 지면을 외부에 개방하는 방안을 모색해봤으면 한다. 한 예로 ‘흥덕맘카페’ 같은 어머니들 모임에 동네자랑을 할 수 있도록 할애하는 방안이다.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분들이다. 한 동네가 소개되고 나면 다음 동네에선 더 잘 쓰려고 노력할 것이고, 기사는 맘카페에서 회자 될 것이다. 이런 시도는 교육관련 기사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각 학교의 미디어 교육동아리가 좋을 것이다.
[ 정리 = 노경신 기자 ]
경기신문이 지면평가위원회를 구성합니다.경기신문의 사시는 ‘정직하고 바른 신문’, ‘사람을 존중하는 신문’, ‘정보 전달자의 책임을 다하는 신문’입니다. 이에 걸맞은 언론이 되기 위해 각계각층 다양한 인원이 참여하는 지면평가위원회를 구성합니다. 지면평가위원회는 7월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모여 본지의 편집 디자인과 지면구성, 보도 방향과 기획 등 전반을 평가하고, 의견을 제시합니다. 경기신문은 지면평가위원회에서 논의한 주요 내용과 건의사항을 검토해 실제 신문 제작과 보도에 반영할 방침입니다. 또한 매달 진행한 회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일반 독자 여러분도 댓글과 메일 등을 통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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