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차도 없이 눈을 치우나"
광명시에 지난 4일 최고 8.5cm의 눈이 내리는 등 경기지역에 내린 눈이 얼어 붙으면서 도로 곳곳이 전면 통제되는 한편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고압선 합선으로 정전되는 등 눈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하지만 경기도내 31개 시. 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개 시. 군은 전용제설차가 없어 적은 눈에도 신속한 제설을 하지 못해 주민들이 불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 피해 잇따라=대설주의보가 내린 지난 3일 밤과 4일 새벽 사이 경인지역에 내린 눈이 얼어 붙으면서 도로 곳곳이 전면 또는 부분통제되거나 100여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5일 경기도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12시께부터 내린 눈이 쌓이면서 남한산성도로(2㎞구간)와 이배제고개(1㎞), 3번국도 영생사업소앞길(1㎞) 등 도내 5개 도로가 심하게 얼어붙어 차량통행이 한동안 불가능했다.
특히 길이 얼어붙으면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4일 오전 6시께 제2경인고속도로 인천방면 14.9km지점에서 유모씨(46)가 몰던 화물차(5t)가 눈길에 미끄러져 신천IC에서 안현JC방향 3차로로 보행중이던 김모군(18)을 치어 숨지는 등 경인지역에서 이날 하루만 모두 100여 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또 이날 오후 4시20분부터 5시30분까지 1시간여동안 고양시 일산구 일대 3천5백여 세대에 고압선 합선으로 인한 정전이 발생,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제설차 없는 시. 군이 절반=현재 도내 31개 시. 군 가운데 절반 가까이인 14개 시.군에 전용제설차가 마련되지 않아 적은 눈에도 제설과 제빙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눈이 온 뒤 제때에 제설작업을 하지 못해 출. 퇴근길에 교통대란이 빚어지고 운전자들이 교통사고를 빈번하게 내는 등 교통 혼잡비용과 손실이 엄청나 제설장비의 현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5일 현재 도내 31개 일선 시.군은 모두 2천730대의 제설장비(전용제설차, 트랙터 제설기, 살포기, 제설삽날, 굴삭기, 청소차, 타이탄 트럭 등)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운전사 1명이 전담으로 가동하며 염화칼슘을 뿌리고 눈과 얼음을 동시에 제거할 수 있는 전용제설차량(유니목)은 수원시 4대, 성남. 과천시 각 3대, 용인. 남양주. 포천. 동두천시와 양평군에 각 2대, 부천. 안산. 군포시와 가평군 등 9개 시.군에 각 1대씩 보유, 도내 17개 시.군이 1개 시. 군당 평균 2대꼴도 안되는 29대를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안양. 평택. 오산시 등 나머지 14개 시. 군은 1대당 평균 1억 원이 넘는 전용제설차량 구입 예산이 없거나 사용일수가 연간 20여일에 그친다는 이유로 의회가 반대해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인해 이들 14개 시. 군들은 덤프트럭이나 타이탄 트럭에 제설삽날을 달거나 염화칼슘살포기를 싣고 다니며 수동으로 제설. 제빙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제설삽날은 덤프트럭이나 타이탄 트럭에 부착했을 때 도로바닥에서 5cm정도 떨어져 적설량이 10cm이상일 때에만 사용할 수 있어 폭설이 온 경우외에는 거의 투입될 수 없는 실정이다.
#전용제설차 확보, 왜 안되나=전용제설차를 확보하지 못한 일선 시. 군 관계자들은 "전용제설차량을 사용하면 1대당 1명의 운전자를 투입하고도 단 시간내에 제설과 제빙작업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전용제설차량이 한대당 1억여원이 넘는 고가여서 일선 시. 군이 자체적으로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특수차인 제설차를 전담으로 맡아야하는 인력 채용에 대한 예산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어려움이 따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