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커녕 책임회피 급급
팔 골절 수술을 받은 뒤 여중생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부천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 환자와 가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0일 오후 1시5분쯤 순천향대학병원 본관 2호기 엘리베이터가 3층으로 올라가던 도중 멈춰서며 1층 중간 위치까지 하강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엘리베이터 안에는 뇌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환자 최모(31)씨를 비롯해 어린아이, 학생, 주부 등 20여명 타고 있었다.
특히 엘리베이터 안에 갇힌 승객들은 비상벨을 누르며 구조를 요청했으나 병원측의 늑장 조치로 30여분간 엘리베이터 안에서 공포의 시간을 보내야 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설치한 사다리를 통해 가까스로 탈출할 수 있었다.
김모(35·환자가족)씨는 “비상벨을 누른 뒤 30여분만에 119구급대와 병원 측이 비슷한 시간에 구출하러 왔다”며 병원 측의 늑장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환자 최모(45·여)씨도 “죽는 줄 알았다”며 “가족들에게 전화해 자신이 든 보험에 대해 말할 정도로 당시 상황은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병원 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승객은 “병원 측은 일단 사과하는 자세부터 취하는 것이 도리임에도 불구, 사고가 난 뒤 1시간이 흐른 뒤에도 사과는 커녕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부천에서 제일 큰 규모의 대학병원이 취할 자세는 아니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승객의 부주의가 이번 사건의 커다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한편 이 병원 엘리베이터의 부품 교체, 검사 등 모든 관리는 물론 보험까지 외부업체에 위탁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천 순천향대학병원에서는 지난 4일 낮에도 운행 중이던 본관 2호기 엘리베이터가 멈춰서며 안에 타고 있던 6~7명의 승객들이 사다리를 통해 간신히 올라오는 사건이 발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