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비정규직원들이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23일부터 화성공장 도장라인을 점거한 채 파업에 돌입, 이 공장의 생산이 5일째(주말 포함) 차질을 빚고 있다.
기아차측은 협력업체 근로자들과의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파업중단을 촉구하고 있고 경찰도 24일 불법파업 주동자와 적극가담자 28명에게 경찰서에 출두할 것을 통보했으나 비정규직의 생산라인 무단 점거가 계속되면서 화성공장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다.
27일 기아차 화성공장 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화성공장 사내 도급·협력업체 직원들로 구성된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400여명은 23일 낮 12시10분부터 도장라인을 점거해 이날까지 5일째 파업 중이다.
특히 작업장 내 시너와 페인트 등 인화물질이 산재한 도장라인 점거로 정전기 등에 따른 화재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화성공장은 이번 파업으로 23일 부분적으로 생산이 중단된 데 이어 24일 생산이 전면 중단됐고 27일엔 조립 일부라인만 가동되는 등 생산차질을 빚었다.
비정규직 노조는 고용보장, 상여금 인상(600→700%), 휴가비.귀경비 원청과 동일액 적용, 학자금 지원 신설 등 4개 핵심 요구안을 내걸고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 5일째를 맞아 비정규직 노조는 이날 화성공장에서 조합원 300~400명이 산발적으로 결의대회를 갖고 도급업체 사장단과 기아차측에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11차례나 교섭을 요구했지만 원·하청업체 측은 교섭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협상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아차 측은 파업 첫날인 23일 불법 파업을 주도한 28명을 경찰에 고소고발하는 등 라인 무단점거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측은 23~24일 비정규직의 불법 파업으로 3천200여대의 생산차질과 430여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기아차 측은 “화성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의 파업으로 23~24일 생산차질을 빚은데 이어 27일에도 생산라인의 3분의 1만 가동됐다”며 “앞으로 발생할 모든 책임은 비정규직지회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파업에 따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노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비정규직지회 지도부가 전체 조합원의 안전을 담보로 일촉즉발의 사고위험이 높은 도장라인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05년 6월 설립된 기아차 화성공장 비정규직노조는 현재 26개 하청업체 직원 800여명이 가입해 있으며, 지난 7월3일부터 하청업체 사장단과 기아차측을 상대로 고용보장 등 4개 핵십요구안을 내걸고 단체교섭을 요구해왔다.
기아차 화성공장은 쏘렌토(1공장), 쎄라토·카렌스(이상 2공장), 로체·오피러스(이상 3공장)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