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서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공중 화장실이 청소년 들의 탈선지로 변모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3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현재 시에서 운영중인 공중화장실은 모두 103개로 그 중 90여개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개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일부 청소년들이 추운 바깥 날씨를 피해 화장실 안에서 탈선을 일삼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공중화장실은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원근처, 체육시설, 유원지 등에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했지만 아침 등교길과 저녁시간 대에 화장실 안에서 음주나 흡연을 하는 청소년들이 크게 늘어 화장실 관리관계자와 이용시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는 것.
이날 오전 9시30분쯤 권선구 권선동 소재 한 공중화장실에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 두명이 문도 잠그지 않은 채 담배를 피고 있었다.
이들이 담배를 피운 여자화장실 세면대 앞에는 친구들이 마셨다는 맥주캔 6개도 발견됐다.
이모(16) 양은 “어른들은 봐도 아무말도 못한다”며 “요즘 날씨도 춥고, 화장실안에 있으면 보는 사람이 없어 마음 놓고 담배를 피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장안구 천천동 천천2공원 내 화장실도 사정은 마찬가지.
청소년 들이 늦은 밤만 되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말이다.
심지어 술에 취한 청소년 들이 화장실 창문이나 거울 등 기물은 물론 청소도구까지 파손하고 있으며 심지어 화장지를 이용한 방화까지 벌어지고 있다.
팔달문 인근 공중 화장실도 아침시간 대와 늦은 밤이면 청소년 들의 흡연장소로 변하고 있다.
화장실 관리 및 청소를 대행하고 있는 용역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중화장실 안에는 동파방지를 위해 소형방열기가 설치 돼 있어 바깥 온도에 비해 상당히 따뜻해 청소년들은 물론 노숙자들이 모여든다”며 “사고로 이어지기 쉽고, 청소년들이 탈선을 일삼는 것을 알고 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24시간 배치하지 않는 이상 청소년들을 지도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시민 최모(56·여·권선동) 씨는 “청소년 들의 흡연 장면을 여러번 목격했다”며 “어른으로서 당연히 꾸짖고 바로 잡아주어야 하지만 아이들이 한두명이 아니어서 해코지 당할까 겁나 제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화장실을 24시간 개방하면 청소년과 노숙자 관련 사고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근처의 경우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개방할 수 밖에 없다”며 “화장실 인근 지구대 및 시민순찰대에 순찰강화를 요청하는 등 탈선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