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플레이오프에서 스타일이 정반대인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과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의 벤치싸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문용관 감독이 부드럽게 젊은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는데 반해 김호철 감독은 종종 선수들을 질책하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 판정에도 강하게 항의하는 등 손꼽히는 다혈질이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김호철 감독에게 쓴맛을 본 문용관 감독은 올해도 차분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감독은 “프로는 관중들에게 깨끗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거시적 안목으로 팀 이익을 위해 팬들의 눈총을 살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에 다혈질적인 김호철 감독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김호철 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합의판정을 번복한 심판진에게 거세게 항의, 경기를 10분 넘게 지연시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러한 김 감독의 행위가 선수들을 자극해 대한항공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이같은 노림수가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OVO가 판정시비를 없애기 위해 비디오판정을 팀당 2차례씩 요청할 수 있도록 했고, 코트를 벗어난 선수들이 계속 복귀하지 않거나 판정 불만으로 3분 이상 경기 속행을 거부하면 부전패를 선언하는 등 규정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때 황현주 흥국생명 감독이 비디오판독에 지나치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판정에 대한 거센 항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김호철 감독이 분위기 전환으로 어떤 작전을 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