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자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해온 여고생이 음독자살을 기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5일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고양시 일산에 사는 여고 2학년 A 양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부모와 10여년 전부터 직장일로 알게된 김모(33) 씨로부터 상습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해왔다.
김 씨는 A 양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김 씨의 성폭행과 협박으로 고통을 겪던 A 양은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지난달 중순쯤 약을 먹고 음독자살을 기도했다가 동생에게 발견돼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경찰은 김 씨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A 양과 중학생인 A 양의 여동생, 동생 친구 등을 모두 10여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김 씨는 A 양 부모가 출근한 틈을 이용해 집으로 찾아가 흉기로 A 양 등을 위협해 성폭행했으며 밤 늦은 시간에도 전화를 걸어 “나오지 않으면 가족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해 A 양을 불러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A 양이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흉기를 들고 병원 앞까지 모녀를 찾아와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딸의 자살기도로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알게된 A 양의 어머니는 지난달 26일 서울 서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3일 뒤인 29일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지만 서부경찰서는 관할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건을 맡을 수 없다며 담당인 일산경찰서에 사건을 의뢰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A 양 어머니는 일산경찰서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으나 김 씨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불법으로 자동차를 구입해 가짜 번호판을 달아 몰고 다닌 혐의(장물 취득 등)로 이미 체포돼 지난 7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송치됐다.
A 양 어머니는 “가해자가 일산에 살기 때문에 일산으로 가면 아이들이 위험하다고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서부경찰서 담당형사는 관할지역이 아니라 사건을 맡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 양은 현재 전문기관의 심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가족들은 불안감 때문에 거주지를 옮겼다.
검찰은 김 씨가 장물로 취득한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다른 부녀자를 성폭행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