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절도 혐의로 구속된 10대 청소년이 한 검사의 도움으로 15년 만에 어머니를 만나게 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 이정민 검사는 최근 양주와 고양 일대 가게에 들어가 125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김모(16) 군의 수사기록을 살펴보다 김 군이 태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아 어머니와 이별하고 아버지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리며 할머니와 살아오다 2005년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보육원에서 생활한 것을 알게 됐다.
특히 김 군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친구의 꾐에 빠져 남의 물건을 훔치게 됐는데 쉽게 마음을 바꿀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은 것과 도벽을 고치기 위해 받은 정신과 치료에서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억눌려 있는 자기 욕구를 도벽을 통해 분출한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고 김 군의 가족을 찾아주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김 군이 보육원을 뛰쳐나온 뒤 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2005~2006년 사이 특수절도 등으로 3차례 입건됐다는 것 외에 이렇다할 단서가 없어 김 군의 가족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7년 전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아버지의 행방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16일 김 군의 생모(36)와 연락이 닿았고 15년 만에 어머니를 만난 김 군은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이 검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군의 어머니는 “그동안 여러차례 아들을 찾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재혼한 남편도 아들과 함께 사는 것을 허락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겠다”고 말했다.
김 군은 현재 소년원 송치 처분을 받아 의정부지법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