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열린 천하장사씨름대회 주인공은 윤정수(23·수원시청)였다.
윤정수는 13일 경남 남해체육관에서 열린 2008 천하장사씨름대회 결승(5전3선승제)에서 유승록(용인백옥쌀)을 접전 끝에 3-2로 제압했다.
윤정수는 이만기 인제대 교수, 대한씨름협회 민속씨름위원회 이준희 경기위원장, 고경철 협력위원장 등 역대 천하장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팬들에 큰절을 올렸다.
민속씨름대회까지 포함하면 제43대이자 17번째 천하장사의 탄생이었다.
전날 백호·청룡통합장사에 올랐던 윤정수는 2관왕이 됐고, 올시즌 설과 추석장사대회, 전국체육대회 우승에 이어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또 소속팀 수원시청은 이번 대회 3개 타이틀을 모두 독식하며 씨름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2004년 12월 김영현 이후 대회가 열리지 않아 명맥이 끊긴 뒤 4년 만에 펼쳐진 대회였던 만큼 팬들의 관심도 높았던 천하장사 결정전에는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윤정수가 예상대로 결승에 올라갔고 상대는 지난 6월 문경대회 청룡장사 유승록이었다.
윤정수는 준결승에서 잇따른 배지기 두번으로 ‘난적’ 백성욱(용인백옥쌀)을 2-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으나 첫째 판 결과는 의외였다.
윤정수는 맞배지기를 하다 떨어지고 난 뒤 뒤쫓아가 승부를 내려 했으나 유승록이 살짝 피하는 바람에 모래판에 무릎을 꿇었다.
반격에 나선 윤정수는 둘째 판에 상대를 거세게 몰아쳤고 이를 피하려던 유승록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서 연거푸 경고를 받아 1-1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유승록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유승록은 셋째 판 시작과 동시에 잡채기로 기선을 제압, 배지기로 맞선 윤정수를 모래판에 눕히며 2-1로 재차 앞서 나갔다.
그러나 윤정수는 넷째 판을 잡채기로 따내며 또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마지막 판에 나섰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샅바를 움켜잡은 윤정수는 마지막 판 47초를 남겨 놓고 배지기로 유승록의 무릎을 꿇리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틀 전 백마·거상통합장사 타이틀을 차지한 이주용(수원시청)은 체중 50-60㎏이 더 나가는 청룡급 선수들과 맞붙어 8강까지 진출하는 선전을 펼쳤지만 8강에서 팀 동료 윤정수에게 패해 6품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