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펜싱을 할 수 없다 하더라도 강경하게 대응할 생각입니다.”
펜싱 국가대표팀의 홍콩 전지훈련 도중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남자 에페 국가대표 김승구(27·화성시청) 씨는 18일 “홍콩에서와는 달리 한국으로 돌아온 뒤 돌변한 협회측의 태도에 배신감과 서운함을 느낀다”며 “부모님한테까지 전화해 ‘알아서 해라, 끝까지 가보자’고 막말하는 등 상처를 입힌 것은 참을 수가 없다”고 분개했다.
지난 13일 오전 10시40분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기다리다 팀 동료와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고 나오던 김 씨는 이모(33) 코치로부터 ‘왜 담배를 폈냐’는 말과 함께 대합실 등에서 선수단과 일반 승객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을 당했다.
이에 화가 난 김 씨는 한국에 남으려고 했지만 다른 코치의 만류로 어쩔 수 없이 홍콩행 비행기에 올랐고 홍콩도착 직후 이 코치의 방으로 불려가 그곳에서 또다시 재떨이와 원목 탁자 등으로 수차례 구타당했다.
김 씨는 “이 코치가 폭행 도중 ‘사표 쓸 생각하고 때리는 거다. 내가 오늘 네 머리를 못 터뜨려 아쉽다’라고 한 말이 아직까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폭행을 당한 김 씨는 코치들에게 한국행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결국 이메일로 대한펜싱협회에 폭행사실을 알렸다.
협회는 진상조사를 위해 김모 부회장을 현지로 파견했지만 김 부회장이 당초 도착하기로 했던 시간보다 12시간이나 늦게 현지에 도착해 홍콩영사의 도움으로 15일 낮 12시30분쯤 홀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김 씨와 직접 대면을 하지 못했다.
김 씨는 “조용히 해결하자던 협회가 언론보도 이후 대토를 바꿔 전지훈련 무단이탈 등만을 문제삼고 폭행사실을 축소하려 하고 있다”며 “한국으로 돌아올 떄 코치들에게 인사까지 나눴는데 무단이탈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김 씨는 19일 이 코치를 폭행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