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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화이장면] 실미도

피로 써내려간 이름
그리고 수류탄 자폭

“주석궁 침투, 김일성 목을 따 오는 것이 너희의 임무다!”

남북한의 냉랭한 역사적 사실만을 가지고 만들어진 영화가 몇이나 될까?

실미도는 지난 1968년 1월 북한 남파 특수부대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침투 시도에 충격받은 정부가 김일성 제거를 목적으로 1968년 4월 창설된 684 북파 부대의 비극적인 실화를 다뤘다.

북으로 간 아버지 때문에 연좌제에 걸려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인간대접 받을 수 없었던 강인찬(설경구 분) 역시 어두운 과거와 함께 뒷골목을 전전하다가 살인미수로 수감된다.

그런 그 앞에 한 군인이 접근, ‘나라를 위해 칼을 잡을 수 있겠냐’는 엉뚱한 제안을 던지곤 그저 살인미수일 뿐인 그에게 사형을 언도하는데….

누군가에게 이끌려 사형장으로 향하던 인찬, 그러나 그가 도착한 곳은 인천 외딴 부둣가, 그곳엔 인찬 말고도 상필(정재영 분), 찬석(강성진 분), 원희(임원희 분), 근재(강신일 분) 등 시꺼먼 사내들이 잔뜩 모여 있었고 그렇게 1968년 대한민국 서부 외딴 섬 ‘실미도’에 기관원에 의해 강제차출된 31명이 모인다.

영문 모르고 머리를 깎고 군인이 된 31명의 훈련병들, 그들에게 나타난 예의 그 묘령의 군인은 바로 김재현 준위(안성기 분), 어리둥절한 그들에게 “주석궁에 침투, 김일성 목을 따 오는 것이 너희들의 임무다”는 한 마디를 시작으로 냉철한 조 중사(허준호 분)의 인솔하에 31명 훈련병에 대한 혹독한 지옥훈련이 시작된다.

남자라면 다녀왔을 군대유격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이 영화는 인간적인 모습들이 돋보인다.

훈련병 제거 명령에 불복한 안성기가 의자에서 자살하는 장면과 설경구가 허준호에게 어머니사진 뺏기고 “어머니는 평양갔다와서 만나겠다”는 대사, 그리고 외출갔던 허준호가 사고 연락받고 달려오면서 흘린 사탕봉지를 보며 범죄자가 아닌 자신의 훈련병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인간적인 모습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버스안에서 자신들의 피로 훈련병들 이름적고 자신들의 수류탄으로 자폭하는 장면은 사람들이 눈물을 흐르게한 최고의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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