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1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을 수상한 ‘신주쿠 상어’는 일본 독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미스터리 순위인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20년 결산 독자 선정 베스트 오브 베스트 투표(2008)에서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등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오른 작품이다.
일본 최대의 환락가 신주쿠를 무대로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활약하는 열혈 형사 사메지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소설은 지금까지 총 아홉권의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후속작 역시 나오키 상과 일본모험소설협회대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으며 수차례 영화와 TV드라마, 만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주쿠 상어’의 가장 큰 재미는 주인공 사메지마의 인간적인 매력에서 비롯된다. 출세를 위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며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정의감 넘치는 주인공 사메지마 형사는 하드보일드 장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독한 아웃사이더 캐릭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사메지마는 부조리한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기꺼이 감내하며 다른 동료의 도움이나 야쿠자와의 타협없이 혼자의 힘으로 불의에 맞선다. 다른 작품속에 등장하는 영웅들처럼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집요함과 끈질긴 수사로 다른 동료들보다 월등한 실적을 올려 조직에서 인정받고 범죄자들에게는 ‘신주쿠 상어’라는 공포의 대상으로 불린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정의를 위해 죽음을 불사할 정도로 열정을 바치는 사메지마는 언뜻보면 강해보이지만 애인 앞에서는 의외로 다정다감한 인간적인 캐릭터다. 사메지마의 주변에는 그를 남몰래 돕는 모모이 과장과 ‘로켓 젖가슴’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메지마의 애인 쇼, 그리고 게이바를 전전하며 불법 총기 제작에 열을 올리는 기즈 같은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해 주인공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온갖 불리한 조건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직하게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아웃사이더 형사 사메지마의 독특한 매력이 돋보이는 ‘신주쿠 상어’는 일본 하드보일드 엔터테인먼트 형사 소설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일본 추리소설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자리잡은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