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업을 시작한지 25분만에 쌍용차의 간판 모델인 체어맨W 3천600㏄급 고가 세단 한대가 조립라인을 타고 나오자 주변에 있던 임직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큰 박수와 함께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이어졌다.
이유일, 박영태 법정관리인은 차체를 쓰다듬으며 입을 맞췄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직원 몇몇은 눈시울을 적셨다.
완성차 생산재개에 대해 차체1팀 김옥준(49) 팀장은 “죽어있는 환자가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는 느낌”이라며 “첫 차를 보는 순간 감동과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프레스생산기술팀 배동원(43)씨도 “오늘같이 지게차 시동 소리가 아름답게 들린 적이 없다”며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이 회사 회생에 지금은 최선이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회사 유니폼을 입고 공장 정문을 들어선 직원들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힘이 넘쳐 보였다.
직원들은 8시40분 시작되는 조회에 앞서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웃음 띤 얼굴로 그동안의 아픈 기억을 뒤로 한채 새 출발을 다짐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생산직 2천300여명 등 임직원 3천500여명이 출근한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1시간동안 ‘새출발을 다짐하는 임직원 조회’를 갖고 오전 10시부터 생산라인 등에 투입되면서 쌍용차 평택공장은 활기를 되찾았다.
이날 조립4라인에서 체어맨W와 체어맨H 28대가, 조립3라인에서 렉스턴과 액티언, 카이런 등 SUV 46대 등 모두 74대가 출시됐다.
활력이 넘친 곳은 쌍용차 평택공장 만이 아니었다.
협력업체도 쌍용차의 완성차 생산을 환영하며 부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송탄공단 내에서 액티언 사이드 부품을 생산하는 진보공업 홍기남 대표는 “84일만의 쌍용 완성차 생산 재개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른 아침부터 전 직원들이 차질 없는 부품 공급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 600여개 협력업체 모임인 협동회는 이날 “신차 C200(가칭) 개발자금이 지원돼야 쌍용차는 물론 협력업체 회생이 가능하다”며 정부와 산업은행을 상대로 조속한 개발자금 지원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