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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애잔하지만 맑은 티베트인의 삶

티베트 출신 작가 수준높은 작품성 입증
척박하고 순박한 고향사람 이야기 엮어
맑은 영혼·삶의 지혜 해학적 표현 눈길

소년은 자란다

아라이 글|아우라|264쪽|1만원.


아라이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티베트 출신 소설가이며 지난 7월 9일 열린 한중 작가대회 때 걸출한 중국 소수민족 작가 중의 한명으로 국내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주요 작품이 20여 나라에 번역 출간돼 있는 그는 권위 있는 마오둔 문학상 수상 작가이기도 하다.

아라이는 최근작 ‘소년은 자란다’에서 자신이 높은 수준의 작품성을 보여주는 뛰어난 작가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장족(藏族), 즉 티베트족 출신인 작가는 이 연작소설집에서 척박한 티베트와 그 인근 자치구에서 살아가는 순박한 고향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편으론 애잔하게, 다른 한편으론 애잔하게, 다른 한편으론 해학적으로 그리고 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 인디언의 맑은 영혼과 삶의 지혜를 이야기하듯 이 소설은 티베트인의 맑은 영혼과 삶의 지혜를 맛보게 한다.

소설의 무대는 티베트족 사람들이 모여사는 지촌 마을이며 이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소설의 뼈대를 이룬다.

마을에 마차가 들어와 마부가 된 지 얼마 안된 곰보가 트랙터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게 되고 결국 사랑하는 말들과 함께 산 위의 목장에서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 ‘마지막 마부’, 라마승으로 출가했다가 강제로 환속당해 고향 지촌 마을로 돌아온 주인공이 스승과 함께 양치기를 하며 살다가, 여인의 유혹에 넘어갈 뻔한 우여곡절을 거쳐 다시 라마승의 길로 접어드는 ‘라마승 단바’, 고사리를 꺾어 돈벌이를 하던 여인이 결국 가출해 멀리 떠나버린다는 ‘스스로 팔려간 소녀’, 사냥을 하러 갔다가 다리 부러진 새끼 노루를 치료해주는 세남자의 이야기인 ‘어떤 사냥’ 등 거의 모든 작품이 티베트인이 모여사는 장족 자치구를 무대로 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 연작소설집은 하나의 성장소설로도 읽힐 수 있다.

‘소년 시편’에서는 십대 시절에 목격한 외삼촌의 사랑과 아울러 주인공의 어릴 적 첫사랑이 그려지고, ‘활불과 박사친구’에서는 중학교 동창간의 우정이, 표제작 ‘소년은 자란다’에서는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열두살 사생아의 어머니에 대한 극진한 사랑이, 우화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현자 아구둔바’에서는 영주의 아들로 태어난 젊은 현자(賢者)가 유랑의 길에 나서서 비렁뱅이 생활을 하며 지내다 지혜로서 마을을 구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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