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박찬일 글|창비|292쪽|1만3천원.
이탈리아 음식 요리사이자 와인 전문가로 유명 식당을 거쳐 현재 이탈리아 레스토랑 ‘누이누이’의 주방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찬일(44)의 산문집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가 출간됐다.
저자는 대학에서 소설을 전공하고 월간지 편집장으로 활약하던 30대 초반, 돌연 요리에 흥미를 느껴 이탈리아 유학을 결심한다.
1999년부터 3년간 이탈리아 삐에몬떼 등에서 요리와 와인을 공부하고, 시칠리아에서 1년간 요리사로 일하다 귀국했다. 보르도와인 테이스팅위원으로도 활동했고 각종 매체에 칼럼을 쓰면서 이미 ‘와인스캔들’, ‘박찬일의 와인 셀렉션’, ‘최승주와 박찬일의 이탈리아 요리’ 등 4권의 단행본을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유학 체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몰랐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음식뿐만 아니라 문화와 전통에 대해 맛깔스럽고 친절하게 들려준다. 깊은 사유와 통찰력을 경쾌하고 통쾌한 어법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글들은 우리의 편견과 상식을 뒤엎을 뿐만 아니라 진한 사람냄새를 풍기며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산문집의 주재료는 그가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이딸리아 중에서도 시골인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 모디까의 식당 ‘파또리아 델레 또리’에서 겪은 좌충우돌, 요절복통 일상사다. 물론 요리 이야기가 주로 등장한다.
하지만 저자의 장점이 발휘되는 것은 그의 이야기가 요리에 그치지 않고 요리를 매개로 펼쳐지는 상상력이 인간과 자연, 문화와 관습과 전통에까지 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그간 알고 있었던 이탈리아 요리와 문화에 대한 상식을 깨뜨려준다.
그밖에도 이탈리아인들 특유의 제스처와 축구에 대한 열정, 우리와 닮은 다혈질에 다정다감한 민족성에 대해서도 해학적으로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