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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600년전 편지에 담긴 거상의 사생활

프라토의 중세 상인
이리스 오리고 글|앨피|800쪽|2만8천원.
이탈리아 중부 출신 상인 성공담
지중해 무역사 생생한 정보 담겨

‘프라토의 중세 상인’은 600년 전 중세 유럽 사회로 우리를 안내한다.

저자가 들려주는 중부 이탈리아 출신 상인 프란체스코 디 마르코 다티니의 성공담을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는 중세 도시 한복판에 서 있는듯한 착각을 하게된다.

중세 사람들의 분주한 삶을 전하는 것은 이 책의 저자가 아니다.

저자는 편지 구절들을 직접 인용해 당시 사람들의 육성을 생생히 전달한다. 저자가 중세의 일상생활을 이토록 생생하게 재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능력과 화려한 문체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탈리아의 중세 상인’ 프란체스코 다티니가 남긴 방대한 양의 사료 덕분이다.

비록 상업 규모 면에서는 동시대 유럽 제일의 상인 가문이었던 피렌체 출신의 바르디와 페루치 상사에 미치지 못했지만, 다티니는 막대한 자료를 후대에 남겨 줌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뚜렷하게 역사에 각인시킬 수 있었다.

오늘날까지도 프라토 시민들은 프란체스코의 이야기를 자랑스러워 한다. 프란체스코가 프라토 빈민에게 유증한 거액의 재산뿐 아니라, 그가 살았던 집과 그 집에 보관된 기록은 후손들에게 위대한 선물로 기억되고 있다.

다티니가 방대한 양의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당시에는 멀리 떨어진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서신 교환이었기 때문이지만, 모든 중세 상인이 다티니처럼 많은 기록을 남긴 것은 아니다. 자신은 ‘기록벽’이라 할 만큼 쓰기에 집착했다.

편지를 쓰느라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다. 이 ‘다티니 문서고’의 가치는 그 방대한 양에만 있지 않다.

다티니는 유럽뿐만 아니라 동지중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으며 260여 곳의 상업 도시들과 정기적으로 서신을 교환했다.

다티니 문서는 중세 국제무역사, 특히 지중해 무역사를 다시 쓰게 만들 정도로 새로운 정보를 제공했다.

그의 기록은 경제 분야뿐 아니라 정치, 문화, 언어, 복식, 음식, 일상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새롭게 촉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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