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병’ 앓고 있다면 자세부터 바로잡아요
2010년 수능 시험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바짝 다가온 시험만큼 수험생이 받는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에 13시간동안 앉아서 듣는 수업과 자율학습으로 지친 몸에 이런 스트레스가 더해져 자칫 꾸준히 지켜왔던 균형을 잃을 수 있다. 특히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 두통과 소화불량은 수험시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막판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
<도움말=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안성범 원장>
▲뻣뻣한 목에서 비롯되는 두통, 근육통, 잘못된 자세는 뇌혈류 방해 학업능률도 떨어뜨려.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에 따르면 10~19세 청소년 중 약 6만5천여 명이 고질적인 두통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07년)
두통은 수험생들에게 특히 많은데, 두통환자의 약 95%가 뇌가 아닌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로 인해 두통을 경험하게 된다. 수험생들의 경우 학업시간외의 휴식시간에도 대부분 컴퓨터나 핸드폰을 보거나, 목에 MP3를 거는 등 머리와 목 근육의 인대를 수축시키는 나쁜 자세로 인해 근 긴장성, 경추성 두통이 생기게 된다.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안성범 원장은 “목을 앞으로 내밀고 모니터를 오래 응시하거나 핸드폰, DMB를 시청하기 위해 수시로 긴장되는 목은 자연스러운 C자 곡선을 잃고 일자로 쭉 펴지는 기형적인 모양을 띄게 된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경추부 근처의 근육이 경직돼 뇌혈류를 저하시켜 두통이 발생하게 되는데 근골격의 이상에서 비롯된 두통은 목에서부터 두부, 눈으로 통증이 올라가며 머리가 옥죄는 듯한 느낌, 어깨의 둔중한 통증을 동반하는 양상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은 근막통증 증후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깨와 목 근육의 긴장과 스트레스로 근육사이에 산소 공급 등이 원활하지 않아 통증이 생기는 근육통으로 손가락으로 누르면 찌르듯 아픈 압통점을 중심으로 통증이 퍼져나가며 손이 저린 증상, 전신에 피로와 무기력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잘못된 자세를 취하면 몸 근육이 경직되고 혈관이 압박 상태에 놓이게 돼 뇌로 가는 산소 공급량은 줄어들고 머리가 무겁고 멍하며 집중력이 저하되어 전체적인 학업능률도 떨어진다. 따라서 올바른 자세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허리를 편다. 의자는 목받침대가 있어 허리와 목을 받쳐 줄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팔은 자연스럽게 책상에 올리고, 무릎은 90도로 바르게 세우고 약간 벌려 편안한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목의 통증이 심하게 느껴질 때는 다음과 같은 스트레칭으로 긴장을 풀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목 뒤쪽 (신전근) 스트레칭
앉거나 선 자세에서 손을 깍지 껴 머리 뒤쪽에 댄다.
가볍게 손을 당겨 머리가 아래로 내려가도록 한다.(목이 턱에 닿을 듯하게) 가능한 목을 둥글게 말지 말고 편 상태로 하도록 하고 3회 반복하되, 천천히 시행해 목근육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한다.
*목 앞쪽(굴곡근) 스트레칭
앉은 자세에서 양손을 깍지를 끼고 손바닥을 이마에 댄다.
손에 힘을 주어 얼굴이 완전히 수평이 될 때까지 천천히 머리를 뒤로 누른다. 운동을 하는 동안 팔꿈치가 어깨보다 높이 올라가지 않도록 유의한다.
이 외에도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목을 가볍게 좌우로 돌려서 풀어주거나, 손을 정면으로 손바닥이 보이게끔 깍지를 끼고 팔을 곧게 편 다음 머리 위로 쭉 펴서 어깨를 풀어주는 스트레칭도 경직된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데 도움을 준다.
▲척추와 관련 있는 소화기, 밥 먹고 책상위에 엎드려 자는 습관 좋지 않아.
수험생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수험병은 소화불량이다. 소화불량은 수험생이라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기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세가 나빠서 증상이 생기거나 기존의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척추사이의 공간을 통해서 소화기계통을 담당하는 신경분지가 나오게 되는데 척추가 휘거나, 구부정하게 구부리면 이 신경분지에 압박이 가해져 각각의 작용능력이 저하된다. 더욱이 식사 후에 바로 책상위에 엎드려 자는 자세는 구부린 복부에 위가 압박을 받고, 잠이 들면 뇌와 장기의 운동이 둔화돼 위장건강에 좋지 않다.
따라서 식사를 하고 난 후에는 잠을 자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하고 식후 3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며 산책을 하는 정도로 걸어주면 발바닥이 자극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뇌와 소화기관의 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육류구이나 튀김류처럼 소화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식이섬유질이 적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또한 뇌의 주된 영양공급원은 포도당이기 때문에 잊지 않고 당분 섭취를 해야 하는데, 특히 혈당이 낮아지는 아침시간에 아침식사는 필수다.
아침을 거르게 되면 뇌의 활동이 가장 왕성해야 할 아침 시간에 혈당치가 떨어지면서 학습 능력이 저하된다.
한편 백설탕이 과다 함유된 식품은 체내 혈액을 산성화 시키고 비타민과 칼슘의 소모를 증가시켜 피로를 쉽게 느끼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오래된 기름을 사용한 핫도그나 튀김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은데, 식물성 기름이 공기중의 산소와 자주 접촉해 과산화 지질이라는 물질이 생겨 위와 장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