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충무로에 있는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이 1935년 준공 당시 모습을 살려 새롭게 단장됐다.
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SC제일은행)은 지난 3월부터 석 달간 약 50억원을 들여 복원 작업을 한 뒤 10일 건물을 공개했다.
65년 역사를 지닌 ‘제일건물’은 네오바로크 양식의 5층짜리 철근 철골 구조 건물로, SC제일은행의 전신인 조선저축은행 본점으로 사용됐다.
1층 천장에는 활짝 핀 꽃 모양의 석조부조가 촘촘하게 장식돼 있어 예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으며 서울시 유형문화재(71호)이기도 하다.
193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설계 공모전을 통해 당시 1등으로 입상한 설계에 따라 지어졌다.
SC제일은행은 이번에 벽과 천장, 문과 창문 등 원형 유지를 위한 복원 및 보수작업을 했으며 손상된 건물 표면을 복구하고 간판도 교체했다.
문턱을 없앤 1층 매장과 과거에 사용된 화강암 카운터, 천장의 꽃 모양 양각 등도 그대로 보전했으며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옛 통장 실물, 동판 번호표 등도 전시했다.
1층 영업점 천장에는 빔프로젝터 스크린을 설치해 회의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꾸몄고 건물 옥상에는 태양광 에너지 패널도 설치해 신구 조화를 이뤘다.
지상 5개 층으로 1~2층은 영업점, 3~5층은 직원들을 위한 연수원인 ‘러닝센터’로 운영된다.
SC제일은행은 1958년 제일은행으로 행명을 바꾸고 1987년 공평동 본점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이 건물을 본점으로 사용했다.
리처드 힐 SC금융지주 회장 겸 SC제일은행장은 “제일건물은 한국 근대금융의 본고장”이라며 “이번 복원 공사를 통해 서울의 문화적 명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맞은 편과 남대문 상권 초입에 자리 잡아 서민금융 기관으로서의 상징성도 있다는 것이 은행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