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한강하구 장항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등록해줄 것을 환경부에 요청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장항습지는 논란의 대상인 덕양구 신평동 한강 신곡수중보 이전 문제와 맞물린 사안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고양시는 지난 3월10일 덕양구 신평동 신곡수중보~일산대교(7.6㎞) 한강 북쪽에 조성된 장항습지 7.49㎢에 대한 람사르 습지 등록을 환경부에 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장항습지는 저어새와 재두루미 등 멸종위기종 야생동물 20종이 서식하고 66㎡ 규모의 버드나무 군락과 말똥게가 장관을 이루는 등 한강 철책 안쪽에 있어 생태환경이 잘 보전돼 있다.
환경단체에서는 경기도가 경인아라뱃길 사업과 관련, 신곡수중보 이전을 추진하자 장항습지 수몰 우려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경인아라뱃길 사업은 서울시 르네상스 계획과 연계해 주운수로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도(道)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강 하류 활용을 위해 지난해 정부에 신곡수중보를 하류로 이전해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 습지보호법에 따라 수위 변화 등이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에 수위 변화가 불가피한 신곡수중보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 신곡수중보 이전 추진은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라며 “환경부에서 장항습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람사르 습지 등록 가능성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람사르 습지는 멸종위기종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 등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대상으로 지정하며 국내에서는 창녕 우포늪,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 등 12곳이 등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