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항하기 위해 육성 중인 ‘나들가게’가 출범 2개월여가 지났지만 저렴한 제품 확보를 위한 유통물류센터 건립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무늬만 요란한 ‘보여주기식 지원’이라는 빈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도내 나들가게 개점현황은 지난달 말 현재 126개로, 올해 말까지 총 326개의 영세 슈퍼마켓들이 나들가게로 탈바꿈하게 된다.
하지만 나들가게는 단가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공동구매시스템이 도입되지 못하면서 점포내부 리모델링, 간판교체, 종합컨설팅 등의 외형적 지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중기청과 경기도는 총 100억원을 투입해 수원, 안산, 부천, 고양 등 4곳에 중소유통도매물류센터를 건립하기로 계획안을 확정했지만 이달 현재까지 부지 매입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의 예산심의확정이 마무리되는 올 12월 이후 사업시작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예산은 정부 60%, 지자체 40%의 매칭펀드 방식으로 확보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기청은 지난 5월 대기업인 이마트와 MOU를 체결하고 공동구매 대행, 물류센터 활용 등을 제공받기로 합의, 이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지만 이 계획조차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나들가게에 선정된 대부분의 슈퍼마켓들은 물류망을 갖춘 슈퍼마켓조합 등과 여러 이해관계로 얽혀있다.
따라서 공급량이 크게 위축되는 피해를 보게 될 조합 측이 이를 쉽게 허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중기청 관계자는 “나들가게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소유통물류센터 건립이 시급하지만 예산이 확정되는 올 하반기 이후에나 사업시작이 가능하다”며 “이에 따라 올해에는 이마트와의 협의를 통해 제품 공급을 원하는 점포에 한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공급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