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공직사회에도 무한경쟁이 시작된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12일 서울 광화문 정부 중앙청사에서 행정고시를 통하지 않더라도 고위 공무원이 될 수 있는 ‘5급 전문가 채용시험’을 신설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행안부는 연말까지 관련 법령 개정 작업을 마친 뒤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1949년 국가 및 지방 공무원 채용 방식으로 고등고시가 시행된 이후 61년 만에 대대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맹 장관은 “고시 중심의 공무원 채용 경로를 다양화해 경쟁을 유도하고 고시 출신 위주로 경직돼 있는 공직사회 문화를 유연하게 바꾸기 위한 조치”라며 “개방과 경쟁 중심의 공직 충원 시스템을 정착시켜 국가 전체적으로도 민·관의 인재를 체계적으로 운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민간 전문가들이 행시를 통하지 않더라도 고위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5급 전문가 채용시험’을 신설해 내년부터 5급 신규 채용자의 30%인 100명을 충원해 2012년부터 임용한다.
2015~2016년에는 민간 전문가 채용 비율을 50%까지 늘리기로 하고, 시험 방식도 서류전형과 면접만 치른다.
행시 합격자는 민간 전문가 채용 비율만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5급 선발시험에만 사용하던 ‘행정고시’라는 명칭도 폐지해 7·9급처럼 ‘5급 공채’로 용어를 통일하기로 했으며, 2012년부터 외무고시 대신 시행하는 ‘외교관 선발시험’도 아랍어 등 제2외국어(현지어) 능통자, 기능 ·지역별 전문가 등 다양한 경력 소지자 채용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개방형 직위도 과장급까지 확대키로 하고, 내년에는 정부 부처 1483개 과장급 직위 가운데 5%를, 2013년에는 10%(소속 기관 포함)까지 개방형으로 지정해 일정기간 근무하면 경력직 전환과 함께 고위 공무원 승진 기회를 늘려주기로 했다.
이밖에 7급 공무원도 공채 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지역인재 등 민간인 특채 비율을 높이기로 하는등 공직 진출의 기회가 점점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