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양주와 연천 돼지 구제역 방역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돼지 구제역 전파속도가 소에 비해 최고 3천배 빨라 도를 포함한 수도권 전역이 사실상 구제역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관련기사 3면
특히 감염경로 파악에 나섰던 검역당국이 경로 역추적에 실패하면서 당국이 원인모를 방역에 나서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정부는 백신접종에 대해선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16일 경기도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파주시 부곡리 젖소 농장에서 의심신고된 젖소를 정밀 검진한 결과,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도에서만 사흘사이 구제역이 모두 3곳으로 늘러나 수도권 전체로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경기도에서 첫 발생한 구제역이 돼지농가여서 감염속도가 소에 비해 1천배에서 최고 3천배까지 빠른 돼지 구제역 ‘차단방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인 파악에 나섰던 검역당국도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당초 연천 농장에서 일하던 태국인이 지난 2일 떠나면서 경북 군위 돼지농장에서 일하던 중국인 교포 김모(50대 후반 추정)씨가 온 것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던 당국이 마땅한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여자로 밝혀진 태국인 행방이 묘연해 당국을 더욱 난감하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연천·양주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에서 639개 염기서열 중 5~6개가 안동 구제역과 차이를 보여 안동 구제역이 변종해 진화한 것인지, 새로운 구제역 바이러스인지 당국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안동 구제역 바이러스는 지난 4월 발생한 강화 구제역과 10개 이상의 염기서열이 달랐다.
이에 따라 당국은 영국의 퍼브라이트(Pirbright)연구소에 유전자 정보자료를 이날 보냈고, 빠르면 다음주 월요일 결과가 도출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아직 백신 접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백신을 투입하게 될 경우 연간 1천억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갈 뿐 아니라 구제역을 진정시키더라도 백신 맞은 동물에 구제역 바이러스 항체가 생겨 OIE로부터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수출피해뿐 아니라 중국 등 구제역 비청정국으로부터의 수입압력까지 가해질 수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경로 추적에 들어갔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염기서열의 경우도 5~6개만 달라 분석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