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를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사망자만 수만명에 달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사고로 방사능이 유출돼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는 등 2~3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원전 폭발, 방사능 공포=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12일 폭발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13일 추가 폭발 가능성이 제기돼 ‘방사능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전력회사들이 안전하다고 강조해 왔던 일본 원전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폭발 사고 당시 최소 22명이 피폭됐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피폭자 규모가 최대 190명에 달할 것이란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는 여진으로 추정되는 강한 진동 직후인 12일 오후 3시36분께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1호기가 설치된 건물이 폭발하면서 일어났다.
이 폭발로 지붕과 벽이 무너져 철골 구조가 그대로 노출됐고 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번 폭발은 핵연료봉 피복제가 냉각수와 반응하면서 발생한 수소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고로 4명이 부상한 가운데 원전 인근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고, 90명에서 최대 160여명까지 피폭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대규모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제1원전의 원자로 3호기에서도 13일 추가 폭발 가능성이 제기돼 방사능 공포는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TEPCO)은 3호기의 폭발방지를 위해 원자로에서 방사능 증기를 빼내는 긴급작업을 시작했지만 추가 폭발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희생자 수만명 이를 듯=이번 강진으로 13일 오후 현재 수만명의 주민들이 행방불명되는 등 희생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일본 NHK방송은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미야기(宮城)현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가 1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야기현 경찰서장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미야기(宮城)현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에서는 인구 1만7천300명 중 7천500명을 제외한 1만명이 행방불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서장의 발언은 이 지역에서의 행방불명자는 거의 대부분 사망했을 것이란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와테(岩手)현의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에서도 1만7천여명의 안부가 확인되지 않아 주민의 대량 실종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들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는 최악의 경우, 사망 및 실종자는 순식간에 수만명 단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찰청이 오후 2시를 기준으로 확인된 공식 사망자는 801명이라고 발표했지만 교도통신은 13일 오후 현재 보고된 사망자만 2천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