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축협 우시장이 다시 문을 연 건 지난해 12월12일 이후 4개월여만이다. 구제역으로 우시장이 전면 폐쇄된 후 도내에서는 처음이다.
오전 8시가 채 되기전 트럭에 실린 소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자 적막했던 우시장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송아지들은 ‘음메~, 음메~’ 울어대며 구제역의 종식을 알렸다.
한켠에서는 경매장으로 들어가지 않으려는 송아지와 씨름하느라 진땀을 뺐고, 다른 한켠에서는 그간의 가격 변동 추이를 알아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양모(57)씨는 “40여두 중 우선 수송아지 3마리만 경매에 내놨다”며 “구제역 이후 송아지 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추이를 본 뒤 차후 더 경매에 내놓을지,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릴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암·수 송아지 1마리씩을 내논 정모(55)씨도 “오랜만에 우시장이 열려 가격 흐름을 파악하러 나왔다”며 “송아지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사료값 등은 계속오르니 원가나 건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10시45분 본격적인 경매가 시작되자 송아지를 구매하러 온 사람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주어진 시간은 단 30분.
짧은 시간 내에 60여두 송아지를 정확히 파악해 우량소를 구별해야 하는데다 다른 입찰자들의 가격도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
전문 소중개인 장모(41)씨는 “단시간 내에 외형과 개월령, 무게, 혈통 등을 정확히 파악해 우수한 송아지를 구별한 뒤 입찰가격까지 책정해야 한다”며 “자칫 실수로 좋은 송아지를 낙찰받지 못 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경매에 나온 송아지는 총 62마리(암 24마리·수 38마리), 이중 58마리가 1차 경매에서 낙찰돼 새 주인을 찾았다. 평균 낙찰가는 암·수송아지 모두 216만원으로 예정가격에 비해 각각 27만원, 19만원 높은 가격에 형성됐다.
최고 낙찰가는 정모(70)씨가 내논 8개월령 암송아지(300㎏)로 254만3천원을 기록했다.
정씨는 “애정으로 키우던 송아지가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다”며 “하지만 예년 같으면 1㎏ 당 1만원 이상을 받았을텐데 8천원대 뿐이 나오질 않았다. 결국 45만원 이상 덜 나온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우시장은 이날 안성을 시작으로 15일 포천, 18일 양평, 26일 파주·연천, 28일 이천축협에서 각각 개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