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홀로 내려왔기 때문에 수료식을 축하해 줄 가족들은 없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4일 오후 2시30분 인천시 남동구 논현2동 주민자치센터 2층 회의실에서는 60∼70대 북한이탈주민 43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기 남북그린피아통일실버대학 수료식’이 열렸다.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바른 정착 지원사업을 위해 설립된 ‘남북그린피아’가 운영하는 실버대학의 첫 졸업생이기도 하다.
지난달 10일 61명이 입학한 제1기 실버대학은 매주 월요일 8시간 강의에 그동안 70%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중도탈락자를 제외한 43명이 이날 가족, 친지들의 박수소리 대신 조용히 벅찬 감동을 나누는 수료식에 참석했다.
남북그린피아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최적의 희망 법인이 되고, 통일에 새로운 활력체 법인이 되기위해 뜻을 함께 하는 사람 20여명이 모여 지난해 1월 만든 단체. 북한이탈주민과 사할린 동포들을 위한 김장사업과 합동결혼식, 노인대학 등의 사업을 주로 추진하고 있다.
주로 탈북 3∼4년째 북한이탈 노인과 사할린 노인 중심의 실버대학은 교양(국어, 대한민국 법과 제도 등)과 생활교육(건강의학, 장수식생활 등), 자기개발(요가교실, 음악, 컴퓨터) 등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남동구 수산동에 마련된 체험농장(5천200여㎡)에서는 김장용 배추와 무 등을 교육생들이 직접 재배하는 일자리 체험 교육도 하고 있다.
지난달 개학 직후 교육생들이 속이 잘 차게 일일이 묶어준 배추 2천400포기 중 1천200포기는 오는 23일 인천지역 홀몸노인 등 불우이웃을 위한 김장용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5년 전 외손주만 데리고 남한 땅에 정착했다는 오모(69·여)씨는 “가족을 북에 두고 와 혼자인 노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실버대학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작물재배로 경제적 보탬도 주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