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안산·평택·군포 등 일부 선거구가 내년 4.11총선을 앞두고 무주공산이 되면서 지역구 선점을 둘러싸고 현역 의원과 지역정치인 간의 ‘터잡기 싸움’이 뜨거워져 여·야 대결의 본선보다 되레 당내 예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그동안 내리 3~4선의 탄탄한 지역관리를 자랑해온데다, 최근의 정치지형상 다소 빛이 바랬지만 현역의원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공천=당선권’의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공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 중앙정치인 vs 지역정치인 맞대결 안산= 가장 눈길을 끄는 안산 단원갑은 지금 민주당의 가장 뜨거운 공천 격전지로 변모, 복잡다단한 ‘공천 셈법’이 불가피해졌다.
내리 4선을 지낸 천정배 최고위원이 10.26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 지역구를 내팽개친 뒤 아예 주소지를 서울로 옮긴데다 내년 총선에서 은평 등 서울 출마를 검토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뒤 비례대표 현역의원과 지역정치인 간 공천대결 구도로 치닫고 있다.
이미 천 최고위원의 보좌관 출신인 도의회 고영인 민주당 대표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힌데다, 같은 선거구에서 역시 민주당 대표의원을 지냈던 윤화섭 도의원도 도전의사를 갖고 있는 상태다.
특히 전남 해남 출신으로 목포고·서울법대를 나와 법무부 차관을 지낸 비례대표 김학재 의원, 전북 고창 출신으로 정통 당료인 노무현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낸 비례대표 안규백 의원이 각각 서둘러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처럼 현역 의원들의 낙하산식 지역구 선택이 예고되자, 고 대표의원을 비롯한 지역정치인 및 천 최고위원의 지지모임 회원들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천 최고위원의 안산 불출마 철회’와 컴백까지 요구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비례대표나 호남권 현역 의원의 무주공산 진입을 차단하려는 고육지책의 대외용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여권 후보군 ‘홍수’ 평택= 도내 현역의원 중 가장 먼저 불출마를 선언한 정장선 의원이 내리 3선을 지낸 평택을 선거구는 뜻밖의 무주공산 사태 탓에 아직 당내 후보군이 마땅치 않은 상태다.
다만 관내 쌍용자동차 등 노조활동이 두드러지면서 야권통합에 따른 시민통합당 후보몫 또는 야권후보연대를 염두에 둔 통합진보당 몫 등의 의견이 분분하다.
반면 한나라당은 바빠졌다.
이재영·장기만·염동식 전 도의원과 전진규 현 도의원이 공천경쟁에 뛰어든데다 국무총리실 전문위원 출신으로 평택미래정책광장 상임대표인 이인숙 중앙위 공익법무분과 부위원장과 뉴욕한인회장을 지낸 이세종 엠스튜디오시티 대표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특히 현재 김앤장 소속 검찰총장과 청와대 민정수석 후보물망에 올랐던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을 비롯, 천안함 공동조사단장을 역임한 서형석 전 제1야전군사령관과 윤연 해군작전사령관, 양동석 청암산업 대표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 야권 공천싸움 먼저 군포= 군포는 민주당과 시민통합당간 통합신당의 당권주자로 나선 내리 3선의 김부겸 의원이 내년 4월 총선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대구 출마를 선언하는 ‘정치적 선택’을 하면서 당내의 ‘수도권 필승전략 후보지’로 떠올랐다.
김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도의원을 지낸 하수진, 시청 과장 및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최경신, 시의원을 역임한 뒤 시장후보 경선에 나섰던 유삼종, 재향군인회장을 지낸 유희열씨 등이 본격 후보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통합신당으로 인한 시민통합당 몫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며, 일부 비례대표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선 김 의원과의 사전교감설도 나오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3곳은 그동안 민주당 강세를 지속해온 터라 당내 공천을 놓고 먼저 집안싸움부터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