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근처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세계문화유산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27일 수원 화성사업소와 수원소방서, 시민들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8시30분쯤 수원 장안구 영화동 장안공원의 잔디밭에서 취객이 버린 담배꽁초에서 옮겨붙은 화재로 약 66㎡의 잔디가 훼손됐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9분여만에 꺼졌지만 화재 발생지점이 성곽과 불과 1~2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하마터면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수원화성 성곽이 훼손될 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팔달문 복원공사 현장에선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학생들이 불꽃놀이를 하다 튄 불꽃이 공사 칸막이 안쪽으로 들어가 팔달문이 불에 탈 뻔 하는 등 지난 2006년 발생한 서장대 방화사건으로 소실된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 4월에는 창룡문 성곽 인근에서 지나가는 차량에서 버린 담배꽁초에서 불이 옮겨붙어 잔디밭 165㎡가 전소되는 피해를 냈고, 지난해 1월에는 한 시민이 서북공심돈 앞에서 해충을 잡겠다며 잔디밭에 불을 붙여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취객이나 노숙자가 버리는 담배꽁초가 주요 화재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시가 실제 공원에서의 흡연행위등을 적발한 건수는 1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시의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목조건물을 중심으로 설치된 CCTV를 통해 24시간 감시하고 있으며 수시로 감독을 나가고 있다”며 “하지만 관리인원 4명이 성곽 인근에서 흡연행위등 화재원인을 모두 단속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수원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에서도 연간 40회의 소방훈련과 하루 2회의 기동순찰 등 화재예방활동을 하고 있지만, 인도 부근에서 버려지는 담배꽁초 등을 모두 단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동안 일어났던 화재가 모두 시민들의 실화에서 발생한 만큼, 시민들도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