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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진솔한 이야기 ‘합창’으로 그려낸다

 

■ 수원시니어합창단 31일 창단콘서트

지난 27일 오후 2시, 장안구청 6층에 위치한 대회의실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40여명의 어르신이 부르는 아름다운 합창소리로 가득했다. 합창 연습 도중에는 “박자에 맞춰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해주세요! 무릎 안 좋으신 분들은 뒷줄로 가시구요~”라는 보통의 합창단에선 들을 수 없는 지휘자의 말도 들렸다. 합창을 듣고있자니 행복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노래말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찡해졌다. 노래의 주인공은 깊은 울림과 감동이 있는 합창단, ‘수원시니어합창단’이다. 50세이상 70세이하 시니어들로 구성된 수원시니어합창단은 오는 31일에 있을 창단 콘서트를 앞두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연습이 한창이었다.

▲수원시니어합창단의 결성

수원 시니어합창단은 지난해 11월 31일 결성됐다.

나이가 들어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활기찬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인생의 행복한 이야기들을 합창으로 그려내고 있다.
 

 

 

 

 

 


50세 이상 70세 이하의 시니어들만 가능하다는 연령제한도 있었지만 많은 지원자가 몰려 치열한 오디션이 치뤄졌고, 높은 경쟁률을 뚫고 51명의 단원들이 선발됐다.

후원도 없이 단원들의 회비로만 운영된다는 점은 누구보다 뜨거운 단원들의 열정을 가늠하게 한다.

특히 매주 두번씩 모이는 연습은 하루에 세시간씩 젊은이들도 힘들정도의 강도로 진행되지만, 빠지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창단 3개월만에 합창단은 만석공원에서 ‘신록의 시와음악이 있는 제전’을 열고,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공연을 열기도 했다. 이후로도 각종 합창제와 음악축제에서 누구보다도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시니어들의 이러한 열정은 화제가 돼 각종 매체의 조명을 받은 바 있다.

▲음악감독 오현규

“호탕하신 웃음으로 우리를 다독여 주시고 큰 행사 때마다 수많은 전국단위의 행사를 총감독하시는 선생님답게 곳곳마다 챙겨 주시다가도 우리 학교 축구시합이 있는 날이면 응원단장님으로 변모하시어 일사 분란한 지도로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신 모습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도 자주 뵙고 우리 어린 선수들은 힘을 얻어 더욱 열심히 뛴 기억이 새롭습니다.”

-마예 오현규 정년기념문집 중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사-

수원시니어합창단이 결성되기까진 오현규 음악감독의 공이 컸다.

시니어 합창단의 아이디어를 내고, 단원들을 직접 뽑았으니 오 감독이 수원시니어합창단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현규 감독의 아호는 ‘마예’다. ‘두드릴 마(△)’에 ‘예술 예(藝)’자를 쓰는 감독의 호는 ‘예술을 두드린다’는 뜻도 있지만, 지휘자를 뜻하는 ‘마에스트로(maestro)’에서 온 말이기도 하다.

60년간 음악만을 바라본 오현규 감독은 1975년 음대를 졸업해 이탈리아와 독일의 유학을 다녀온뒤, 음악인인 동시에 음악선생님으로 수원지역에서 맹활약을 해왔다. 경기예총, 경기도문화의전당, 수원 화성 문화제 등 각종 문화단체의 운영위원과 합창단의 지휘 및 총감독을 맡아온 오 감독은 인생을 음악의 선율과 함께 살아왔다. 수원 화홍중과 정천중, 수원 공고의 교가를 작곡, 개사할 정도로 음악가로서의 역량도 뛰어나다.

“이젠 음악인으로서의 삶의 피날레를 장식할 때라고 생각한다”는 오 감독은 “평생을 연습해 온 악보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기 위해 시니어합창단 결성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한 오감독의 열정으로 수원 시니어 합창단은 지금까지 수많은 곡을 연습하고, 어느 합창단보다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해 왔다.

▲오는 30일 창단 공연

오현규 음악감독과 단원들의 열정이 합쳐서 수원시니어합창단은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창단 연주회를 갖는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수원시니어합창단’의 이름을 걸고 정식으로 갖는 단독무대다.

특히 ‘행복한 이야기가 있는 봄의 소리’라는 부제에 걸맞게 노래 한곡 한곡에 이야기를 담았다.

남성 중창단의 ‘전나무’로 웅장하게 시작해 이후 여성들의 ‘꽃밭에서’가 아름답게 이어지면, 여성과 남성의 조화로 ‘푸른 열매’가 맺어지는 등 무대가 진행되면서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행복한 사랑의 노래’로 고조된 감정은 마지막곡 ‘Soon Ah Will Be Done(본래의 고향으로)’를 끝으로 마치 한사람의 인생을 그리듯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치지 않는 열정

수원시니어합창단이 부르는 합창이 감동적인 이유는 음악적으로 뛰어나서가 아니다.

박자를 놓치거나 실수도 연발되지만 이들의 합창에는 심금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아마도 그것은 이들이 부르는 합창엔 삶에 대한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지치지 않는 열정과 신념은 수원시니어합창단의 노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오현규 수원시니어합창단 음악감독은 “나이가 들어서도 활기찬 삶을 살아가고 있는 수원시니어합창단의 무대는 관객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무대가 합창단과 관객이 함께 인생을 돌아보고, 하루하루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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