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사정과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고민하던 40대 산모가 태어난 지 4일된 영아를 교회계단에 유기하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일산경찰서는 일산동구 풍동 한 교회계단에 갓난아기를 유기한 A(42·여)씨에 대해 영야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오전 5시50분께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한 교회계단에 자신이 출산한 갓난아기를 유기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아이는 당시 교회 전도사 B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현재 종교단체로 입양됐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재혼을 하고 임신을 했지만 남편마저 수천만원의 부채를 남기고 같은 해 간암으로 사망했다.
A씨의 부모 모두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에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한 A씨는 병원의 도움을 받아 입양절차를 알아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고심 끝에 A씨는 병원에서 퇴원한 직후 교회 계단에 아이를 유기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교회에 두고 가면 종교단체에서 입양해 줄 것으로 판단해 새벽시간 대 계단에 몰래 두고 왔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이 모두 병을 앓고 있거나 기초생활수급자로 정상적인 가정이 아니었다”며 “입양절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민을 하다가 아이를 유기하게 된 것으로 보여 안타깝고 씁쓸한 사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