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1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경선탈락땐 도지사직 유지 공식화 배수진 치기보다 ‘양다리 걸치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배수진’을 친 승부수를 띄우기보다 사실상 ‘대선후보 탈락시 도지사직에 전념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갈지자 행보를 놓고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김 지사는 23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사퇴 시기에 대해 새누리당의 경선 이후에 결정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래의 일을 속단할 수는 없지만 새누리당 경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임기를 마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당분간 사퇴불가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앞서 밝힌 지사직 사퇴 결심을 뒤엎은 것이어서 말바꾸기 논란이 낳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21일 도청에서 열린 ‘생애 첫 자전거 전달식’에서 “도지사 사퇴 결심을 굳혔으며, 그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조만간 예비후보로 등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대선후보의 예비등록시 공직에서 사퇴해야 하지만, 김 지사는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고 대권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5·15전당대회에 앞서 사퇴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어서 ‘도정 공백’ 논란과 함께 야당 등의 거센 공세에 휩싸일 전망이다.

그는 또 공직선거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기회의 불공정성에 있다”면서 “국회의원들은 현직을 유지하고 예비후보등록이 가능하지만 단체장만 불가능하게 만든 것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고 못박았다.

김 지사가 출마선언 하룻만에 도지사직 유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향후 적지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같은 배경에는 낮은 여론조사 지지율과 함께 독주체제를 굳혀가고 있는 ‘박근혜 대세론’을 돌파할 동력이나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가 출마 선언을 통해 완전국민경선참여제를 요구하고 나선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도지사직을 사퇴한 뒤 대선 경선에 참여할 경우 오는 12월19일 대통령선거와 경기도지사 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사실상 대선후보-경기지사후보의 러닝메이트라는 ‘수도권 대첩’으로 이어져 선거판이 커질 공산이 높았으나 그 가능성은 낮아지게 됐다.

무엇보다 도지사직 사퇴로 인한 후폭풍이 간단히 않은 때문이다.

그는 권 도전을 위한 도지사직 사퇴에 대한 비판여론, 지사직 사퇴 이후의 보궐선거로 인한 혈세 낭비와 도정의 연속성 결여를 내세웠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실시된 보궐선거 비용으로 320여억원을 썼다.

당내에서도 김 지사의 도지사직 사퇴 불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서울시장직 사퇴의 배수친을 치고 밀어부쳤던 ‘오세훈 트라우마’에 따른 민심 이반 등 큰 내상을 겪은 학습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4·11총선 결과를 놓고 보더라도 152석 과반을 차지한 새누리당의 승리라고는 하지만,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총 득표수나 정당투표에서 패배한 탓에 광역자치단체장 중 유일한 경기도지사 1석마저 야당에 넘겨줄 공산도 적지않은 상황이다.

김 지사도 이같은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세론의 함정으로 ‘수도권의 득표수 패배’라는 선거결과를 잣대로 들이댄 점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애초부터 논의해온 것으로 사퇴여부나 시점 등에서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다만 출마선언 이후에도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제기됐지만 ‘오세훈 학습효과’도 있었던 탓에 어려움이 많다”고 밝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김 지사가 ‘경선 전 사퇴불가, 대선후보 선출시 사퇴’ 수순을 공식화함으로써 대선 출마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벌써부터 후보 경선의 정치적 흥행요소마저 반감시킨 예정됐던 ‘김문수식 쇼’에 불과하다는 양다리 걸치기의 따가운 눈총마저 높아지고 있다.

아니면 말고식의 대권 행보에 대한 비판적 논란마저 거세지고 있어 향후의 도정 운영에 대한 누수와 추동력 약화 등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됐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