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이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킹 메이커 역할을 하는 게 가장 정치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주문, 이를 둘러싼 파장을 낳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대 경영대 SK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께 제의한다. 지난 40년간 이 구태의연한 정치의 틀을 깨는 데 역할해 달라.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정치를 여는 ‘디딤돌’이 돼 달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이같은 발언은 박 비대위원장에게 대선 출마 포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세력간·지역간 싸움이 아닌, 뺏고 빼앗기는 전쟁같은 싸움이 아닌, 선거에 패자가 되더라도 떨 필요없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틀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지역·이념·계파 구도를 뛰어넘는 새 정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경선규칙 논란과 관련 “경선 룰을 손볼 수밖에 없다”며 찬성 입장을 보였으며,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 다른 비박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은 전면 부정했다.
그는 대선 출마를 결심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상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박 전 대표에게 ‘킹 메이커 역할’을 주문한 것이 청와대의 의중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서도 “구태의연함 속에서 상황을 보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임 전 실장은 재경부 출신으로 제16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내리 3선을 지냈으며 이명박 대통령당선인 비서실장,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 등 현 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