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내우외환으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신·구당권파의 갈등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21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의혹을 수사하겠다며 대방동 중앙당사에 들이닥치면서 압수수색에 반발, 야당 탄압이라고 맞서 통합진보당과 검찰의 지루한 대치를 계속했다.
이로 인해 혁신비대위가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시한을 정해 이날 오전 10시에 논의키로 예정된 비대위 회의도 무기한 연기됐다. 외형상으로는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로 통합진보당 내홍이 일시적인 휴전상태로 빠져든 모양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응을 놓고 신·구당권파가 서로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따로 브리핑’을 하며 자중지란의 극치를 보여줬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10분쯤 검찰 관계자 20여명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대방동 중앙당사를 찾았다.
이에 당의 사무부총장이 급히 현장으로 달려가 압수수색을 가로막았으며, 검찰 관계자들이 당사 현관유리문을 밀며 진입을 시도했지만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과 당직자 등은 유리문을 막아서며 진입을 저지했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은 “검찰이 정당의 심장과 같은 당원 명부 등을 압수하는 것은 당 전체를 압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압수수색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과 대치하던 중 중앙당사 정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게 약속한 혁신 방안과 자체수습 방안이 검찰 압수수색 때문에 지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급박한 데도 신·구당권파는 브리핑을 따로 하는 등 각자 대응의 ‘촌극’을 보여줬다.
한편 이석기(2번), 김재연(3번) 당선자에 이어 경선 비례대표 7번(장애인 경선) 조윤숙, 15번 황선 후보도 이날 신당권파의 일괄 사퇴요구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