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H FC(전 할렐루야축구단)와 연고지 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축구를 좋아하는 일부 시민들과 고양지역 축구계가 오히려 반발하고 있다.
5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4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최성 시장과 이영무 HFC 단장 겸 감독,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셔널리그 소속 H FC와 연고지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H FC는 프로축구 승강제가 도입되는 2013년부터 고양을 연고로 프로축구 2부리그인 K2리그(가칭)에 참가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시민과 축구계 관계자들은 고양시가 올 시즌 내셔널리그 정상을 달리고 있는 KB국민은행과 오는 2014년까지 연고지 협약을 맺어놓고도 같은 내셔널리그 팀을 끌어들였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축구팬들은 KB국민은행이 고양을 연고로 내셔널리그와 FA컵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내셔널리그 팀과 이중으로 연고지 협약을 체결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은행법상 프로리그 진출이 어렵게 되면서 내년부터 실업리그에 참가하게 되며, 별도의 지원없이 연고지 명칭과 운동장 사용은 계속하게 된다.
특히 H FC가 고양시로 연고를 옮기는 조건으로 가입비 3억원을 포함해 3년 동안 총 18억원의 지원금을 요구했다가 시의회에서 이를 부결시키자 지원금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장 KB국민은행이 키워오던 유소년팀이 갈 길을 잃게 됐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축구팬은 “현재 고양시를 연고로 하는 팀 중에 시가 손수 창단한 팀이 제대로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축구계 관계자도 “승강제 도입을 앞두고 프로축구 K리그 진입 가능성이 높은 KB국민은행을 버리고 내셔널리그 중위권에 머물고 있는 H FC와 연고지 협약을 맺은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시가 돈 몇 푼 안들이고 치적 쌓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 KB국민은행이 떠나면 고양종합운동장 골대 뒤에서 국민은행을 응원하던 서포터스도 경기장을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