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김병석(5·가명)군은 21일 평택시 보청기 전문점에서 보청기를 귀에 꽂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동안 잘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보청기를 낀 상태에서 주변 사람들이 손으로 비닐봉지를 맞대어 문지르자 큰 관심을 보였고, 주변사람들의 웃음소리에 시끄러운 듯 서둘러 귀에 꽂은 보청기를 뽑아 버렸다.
김군은 지난 3월 밀알복지재단이 무료로 운영하는 푸른나무어린이집에 입소했다. 어린이집은 김군이 반응이 늦고 큰소리를 내는 등 청각장애 현상을 발견해 지역에 도움을 요청했다.
보청기 사업자 ‘YES오감’측은 김군이 청력을 완전히 상실하지 않아 보청기로 정상인처럼 활동이 가능하다고 판단, 지역 기업인 LG전자㈜ 평택공장의 도움을 받아 보청기를 제작키로 했다.
LG는 지난 3∼9월 헌옷을 수거해 알뜰장터에 내다 판 수익금 70만원을 지원했고, YES오감은 450만원을 보태 520만원 상당의 보청기 제작에 나섰다.
LG전자 총무팀·어린이집·보청기 전문점 관계자는 이날 오후 평택에서 모임을 갖고 김군의 보청기 제작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이집 정숙희 주임교사는 “어린이의 가정형편이 어려워 자력으로 보청기 구입이 어렵다고 판단해 보청기 지원사업을 하는 곳을 찾아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김군이 청력을 되찾아 정상인으로 살아가도록 정성을 다해 보육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 최성수 총무팀장은 “헌옷을 모아 판 돈이 어린이의 청력을 되찾는데 사용돼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어린이 청각장애인의 보청기 지원사업을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YES 오감 최은실 대표는 “보청기 전문점을 운영 하면서 청각장애 어린이들이 보청기를 사용하는 시기를 놓치면 발달장애 등으로 정상인으로 활동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지난 2008년부터 사회복지법인의 도움을 받아 21명의 유아와 학생들에게 보청기를 지원했고,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