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다면 채소·과일안주 선택
숙취로 일상 지장 온다면 3일간 금주
과도한 사우나·고열량 음식 등 금물
물·비타민 섭취 숙취 해소에 효과적
현명한 송년회 대처법
직장인들 대부분은 업무와 연관된 다양한 관계와 집단에 속해 연말연시 기간 여러 차례의 송년회와 신년 모임을 갖게 된다. 이들 모임은 주로 저녁 밤 시간대에 자주 갖게 돼 생활 리듬이 깨지기 일쑤다.한 해를 돌아보며 정리하고 새롭고 즐겁게 새해를 맞이해야 할 송년회 기간이 몸과 마음이 지치고 두렵고 피하고 싶어하는 때로 일그러져 있음은 분명 극복해야할 단상임이 틀림없다.우리 회식 문화는 술 마시는 게 목적처럼 보이곤 한다. 연중 술과 가장 친하게 보이는 12월 송년회 달을 맞아 음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삶의 지혜를 비교적 상세히 살펴본다.
◇간기능 회복 최소 3일간 금주
술(알콜)은 구강부터 소장까지의 모든 점막에서 흡수된다. 특히 소장에서 주로 흡수된 후 간과 근육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숙취 유발 물질로 전환되고 다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배출된다. 알콜의 대사 과정에 작용하는 효소의 종류와 양에는 개인별 차이가 있어 술 취하는 속도와 분해하는 속도가 달리 나타난다.
적절한 음주량은 건강한 성인 남성의 경우 보통 하루에 소주 한 병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해진 음주량에 상관없이 술자리에서 만취하지 않았더라도 다음날 숙취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온다면 자신의 적정 음주량을 넘긴 것이다. 음주 후 최소한 3일간은 술을 마시지 않아야 그나마 간기능이 회복될 시간을 벌 수 있다.
술에 취하는 속도는 술의 종류와 알콜 도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숙취는 섭취한 알콜량과 속도에 비례하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술이든 과량을 섭취하면 취하고 다음날 힘든 건 마찬가지다.
흔히 술 덜 취하는 방법으로 술과 함께 기름진 안주를 먹거나 물과 과일을 많이 먹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약한 술을 마시라고 하는데 이는 늦게 취하고 덜 취하게 해 술을 오히려 더 오랜 시간 동안 마시도록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숙취해소 위해 수분섭취 및 비타민 보충
음주 다음날 숙취 해소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사우나를 과도하게 하는 것은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많이 손실돼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알콜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물과 열량이 소비 돼 음주 다음날 오히려 목이 많이 마르고 고열량 음식을 찾게 된다.
하지만 숙취 해결하기 위해 다음날 과다한 열량, 특히 각종 해장국 가운데 고기 국물과 같이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소화 과정에 에너지를 부가적으로 소비하고 체중 증가로 인해 일상생활 유지하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돼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반면 충분히 물을 마시고, 열량을 보충하기 위해 지방량이 적은 탄수화물, 단백질 식품을 적정량 섭취하며 각종 과일과 신선한 채소에 풍부하게 포함된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는 건 알콜과 아세트알데히드 분해에 도움이 된다.
각종 숙취 해소 음료는 과장 광고와 함께 음주 후 별다른 대안이 없기에 찾는 것이지 아직 효능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
술 자리에서 자신의 음주량을 스스로 조절하기가 여의치 않다면 무엇보다 술 자리를 아예 피하거나 횟수를 줄이는 게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다.
하지만 매번 가족이나 건강을 핑계로 피할 수도 없는 일이거니와 어쩔 수 없이 음주를 해야 한다면 건강 위해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송년회 분위기에 따라서 많이 마실 필요 없이 술을 적당히 한 후 귀가를 선택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빨리 취하고 일찍 귀가해서 쉬는 시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또 1차에서 충분히 인사와 덕담을 나눴다면 2차 이후의 회식에는 미안함을 표시하며 적당한 핑계를 대고 빠지더라도 사회 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다.
식사나 안주 선택권이 있다면 이렇게 해보자. 고기집에 갈 때는 삼겹살과 같은 지방이 많은 고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방이 덜 함유된 부위를선택하고 채소를 함께 충분히 먹되 밥이나 국수, 누룽지와 같은 탄수화물은 피해 전체적인 열량 섭취를 조절해 보도록 한다.
기름에 튀겼거나 짜고 매운 안주는 술을 더 많이 섭취하게 해 가급적 피하고 다음날 숙취를 줄이려면 과일이나 신선한 채소로 된 안주를 선택한다. 회식 장소로 조용한 곳을 선택해 무작정 떠들며 술을 마시는 것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충분한 휴식·균형잡힌 영양 섭취
송년회 기간 전후로 규칙적인 운동을 해서 건강한 몸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또 송년회가 몰려있는 기간에는 피로가 누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한 업무에 욕심내지 않고 다른 사적인 모임도 이후로 미뤄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을 갖도록 한다.
또 피곤하더라도 오후에는 카페인 음료를 가급적 피하고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것도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술을 많이 마시면서 이 전과 같이 업무량과 효율을 유지할 수 있기는 쉽지않다.
음주를 아예 피할 수 없다면 자신에 맞게 적절히 음주를 하되 전후로 충분한 휴식과 균형잡힌 영양섭취를 하는 게 송년회 기간동안 건강을 지킬 수 있게 한다
◇음주문화 개선 과제
과도한 음주문화가 업무 효율성과 연관성이 알려지며 몇몇 기업들을 중심으로 회식할 때에 식사를 곁들인 1차에서 마무리 짓고 2~3차를 가지 않거나 공연 관람과 같은 문화생활을 함께하는 분위기로 점차 진화하는 점은 다행이다.
흥청망청하며 건강까지 상하게 하는 연말 음주 분위기가 말끔히 개선 돼 보다 절제된 양상의 밤의 거리풍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기를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도움말=배우경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