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대학가 주변에 신축 원룸이 최근 몇 개월 사이 급격하게 늘면서 방을 구하기 조차 힘들었던 작년 초와 달리 올해는 신축 원룸에 밀린 기존 원룸의 건물주들이 공실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에 따른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의 과잉공급과 맞물려 기존 임대사업자들에게만 피해가 돌아가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28일 수원시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성균관대학교가 있는 수원 장안구 율전·천천동은 2012년 10채의 원·투룸이 사용승인을 받고 입주했으며 30채가 추가로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 중이다.
이 지역에서 2011년도에 건축허가를 받은 원·투룸이 9채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300%이상 늘어난 수치며 사용승인 역시 25%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대학가 신축 원·투룸이 크게 늘면서 기존 원·투룸은 세입자들로부터 외면받아 비어있는 방이 늘어나 건물주들의 한숨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말 사용승인을 받은 율전동 A원룸은 넓이 15㎡에 월세가 40만원에 달하지만 이보다 10㎡ 넓고 가격도 5만원 저렴한 기존 원룸보다 찾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기대학교와 아주대 주변 우만동, 원천동 역시 원·투룸 신축이 늘어난데다 2011년에는 경기대에 2천여명 수용 규모 기숙사까지 들어서면서 인근 원룸가에는 방을 구하는 사람을 찾기 힘든 상태다.
율전동에서 원룸 2채로 임대사업을 하는 윤모(52·여)씨는 “방이 남았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학생들을 위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은 맞지만, 현재 이쪽 원룸 업자들은 모두 굶어죽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의 도시형생활주택 활성화 정책이 원·투룸 신축 붐을 일으킨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만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정부가 소규모 주택을 늘린다고 건축주들에게 2%밖에 안되는 저리로 대출을 해준데다 각종 건축규제까지 완화시켜주다 보니 원·투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두세배는 많다 보니 임대가격을 낮춰도 찾는 사람이 없어 건물주나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이 늘어나 기존 임대사업자들의 수입이 감소한 것은 알고 있지만 담당 공무원으로서는 건축허가 신청이 규정에 맞으면 허가를 할 수 밖에 없어 신축 원·투룸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