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돼지고기 가격 폭락과 수요 감소 등으로 양돈업계의 위기에도 고공행진중인 소비자가격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본보 2월 14·15일자 1·23면 보도) 닭고기 수요의 계속적인 증가에도 양계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진풍경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닭고기 가격이 지난달에 비해 20% 이상 올랐지만, 이는 국내 생산량이 아닌 가격우위를 내세운 수입물량에만 국한돼 자칫 국내 양계업의 고사 우려마저 일고 있다.
17일 한국계육협회와 대한양계협회 등에 따르면 닭고기 소비량은 2011년 이후 1인당 년간 12㎏ 이상으로 나타나 년간 9㎏ 이하로 나타났던 지난 2008년 이후 30%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이어트 열풍’ 등에 힘입어 소비가 큰 폭으로 늘면서 닭고기 가격도 생계 (1.6㎏ 이상) 1마리당 2천390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25%이상 올랐다.
이처럼 닭고기의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폭염과 AI 등의 자연재해 우려와 함께 생산비 인상 및 수입량 증가 등으로 양계업계 역시 양돈업계와 마찬가지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닭고기 수입량은 1만2천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된 8천800t에 비해 약 30% 늘었다. 또 지난해 수입량은 11만8천t으로 2011년에 비해 10% 가까이 증가한 상태다.
더욱이 지난해 3월 한-미 FTA 발효로 12년의 유예기간을 둔 수입 닭고기 관세 역시 해마다 2.5%씩 낮아져 닭고기 수입량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닭강정과 꼬치, 닭갈비 등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는 닭 요리는 90% 이상이 수입”이라며 “국내산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는 마당에 FTA 발효 이후 수입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양계농가와 업계 모두 고사위기로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농장주 박모(66·평택)씨는 “AI와 폭염 등 연이은 재해로 수많은 닭이 폐사되는 위기를 겪었지만 오히려 지금이 더 위기”라며 “수입 닭고기를 무차별 들여오면서 가격경쟁 자체가 어렵고, 생산비도 늘어나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수입산과 국내산의 가격 원가 차이가 2∼3배나 달하고 생산비 등도 계속 증가해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수입산 닭고기가 국내산에 비해 저렴하지만 수입까지 1달 이상 걸리는 만큼 신선도를 내세워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