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해 경기도의회가 구성한 민·관합동조사단(조사단)이 첫 현장조사에 나섰으나 삼성전자의 거부로 불발됐다.
조사단은 현장조사를 실시하지 못하면서 불산의 외부 유출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식물 시료 채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삼성 측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 진상규명 민·관합동조사단’은 20일 오후 현장조사와 관련 직원을 면담하기 위해 삼성 화성사업장을 찾았다.
삼성은 지난 19일에 이어 20일 두 차례에 걸쳐 도의회에 공문을 통해 ‘다시 한번 간곡히, 현장조사에 대한 재고를 요청한다’며 현장조사에 대한 협조 불가입장을 거듭 밝혔다.
경찰과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각 기관에서 조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조사를 실시할 경우 혼란을 빚을 수도 있다는게 표면적인 이유다.
조사단은 그러나 “잘못한 사람이 누구에게 회초리를 맞을 것인지 선택하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삼성전자는 누차 모든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임을 밝혔음에도 이번 민관조사단의 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오만한 자세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현장조사 강행의지를 밝혔다.
양 측의 대치 끝에 결국 현장조사는 불발되면서 조사단은 불산의 외부 유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식물 시료 체취에 나섰다.
조사단은 당초 현장조사와 함께 삼성과 공동으로 화성사업장 내 20여 곳에서 식물을 채취, 시료검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삼성 측의 거부 속에 단독으로 노동환경연구소를 통한 시료검사를 실시키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도 시료 채취를 막으려는 삼성 측과 조사단간의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조사단은 결국 1시간40여분만에 철수했다.
양근서(민·안산) 의원은 “불산의 외부 유출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사업장내 식물 시료검사가 환경부와 노동부 조사에 빠져 공동조사가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 조사단은 이번 불산 누출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4일 구성된 조사단은 다음달 14일까지 한 달간 활동을 벌인 뒤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