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원예기술원서 6개월간 일해
3년 이상 썩힌 퇴비만 사용하는 등
매출액 절반이상 자재 등에 투자
과실 품질향상 위한 노력 ‘돋보여’
자랑스러운 농학자이자 육종가인 우장춘박사와 함께 했던 인연으로 농사에 발을 들여놓은 강소농이 있다.
강화군 선원면 신정리에서 배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윤환(68·사진)씨의 농가다.
식물과 분재에 관심이 많던 그는 울산실업고 재학시절 우 박사가 근무하는 중앙원예기술원(현재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에 6개월 동안 실습생으로 일하며 그곳에서 배운 농업기술과 지식을 간직하고 있다가 17년 전부터 배 농사를 시작했다.
훌륭한 스승 탓인지 그의 과수원에는 남다른 데가 있다.
그가 운영하는 7600㎡ 정도의 과수원 입구에는 품종명이 없다는 독특한 그만의 배나무가 몇 그루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보는 실험나무 등 다른 농가에는 없는 것들이 배치돼 있다.
재배에도 그가 지키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그만의 비법으로 조제한 3년 이상 썩힌 퇴비를 이용, 과실수확 후에는 수세회복을 위해 시간차를 두고 2~3회 다른 거름을 준다.
재배기술도 중요하지만 그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봉지 씌운 과일을 살살 쓰다듬는 등 과실 품질을 위해 나무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표현을 가장 중요시한다.
또 우연히 농사짓는 모습을 본 도시의 은행직원들이 7년 동안 그의 농장에 방문해 다른 농가의 1.5배의 가격을 지불했을 정도로 그는 배 가격을 스스로 정해본 적이 없다.
한번 먹어보면 꼭 다시 찾고 입소문으로 고객이 꼬리를 물어 물량이 항상 부족하지만 농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그는 정성을 다한다.
음식뿐 아니라 부부가 4천㎡에서 재배하는 밭작물의 대부분은 고객들의 몫이라니 손님이 끊일 날이 거의 없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소문을 듣고 다른 지역의 배 재배농가가 견학을 오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때마다 그는 “경영비를 아끼지 말고 이윤을 적게 남기더라도 나무에 충분히 투자하라”고 한다.
연 2천5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얻는 그는 스스로가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퇴비나 자재에 투자하고 있다.
배 껍질 까는 소리만 들어도 배의 품질을 짐작할 수 있다는 그는 배와 사랑에 빠진 못 말리는 농업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