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조류 분변의 조류인플루엔자(AI:Avian Influenza) 검출률이 최근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양계농가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현재까지 도내 야생조류에서 검출된 AI바이러스는 저병원성으로 판명돼 한숨 돌리긴 했지만 언제든 고병원성으로 변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태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3일 환경부가 전국 야생조류 분변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9~11월) 조사 2천900건의 13.4%인 389건에서 AI가 검출됐다.
이는 상반기(1~4월)에 조사 6천100건 중 1.2%인 75건에 비해 11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2월 파주 옥석교 인근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AI는 조사 대상 600건 중 2건에 불과했지만 11월 같은 지역에서 조사한 400건 중에서 36건이 검출, 검출률이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AI 위험성이 크게 증가하자 도내 양계농가 1천400여곳은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상태다.
특히 겨울철새가 도래하는 화성시 남양만과 고양시, 김포시 내 한강하구 등 도내 겨울철새 도래지 4곳과 하천 하류 인근에 위치한 양계농가는 야생조류의 직접적인 영향이 커 소독과 외부 접촉 차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방역당국 역시 AI 취약 농가를 중심으로 소독을 벌이는 등 특별방역에 나섰다.
또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AI에는 고병원성으로 변할 가능성이 큰 H5형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방역당국은 긴장의 끝을 놓지 않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경기도지회 관계자는 “각 양계농가에서 평소 교육받은 대로 양계장의 지붕과 측면을 모두 막고 겨우 환기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부인 차단은 협조로 가능하지만 야생조류는 언제든 접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항시 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도축산위생연구소 관계자는 “AI 감염 야생조류의 조그마한 분변은 도내 양계장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다”며 “철새도래지, 야생동물, 양계농가 관련인 등 감염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검사와 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