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는 인구 57만이 넘는 인천시 최대의 도심지역이다.
인천에서 고령화에 의한 복지예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정체된 구도심 개발, 과중한 복지예산으로 인한 재정난 등이 대표적인 지역현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부평은 한국지엠과 중소 규모 공장이 대규모 산업단지로 자리 잡아 노동자들이 밀집돼 있어 진보성향이 뚜렷한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이긴 인천지역 2곳 중 한 곳으로,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5회 지방선거에서도 지역구 국회의원, 시의원, 구청장을 모두 민주당에서 싹쓸이 한 야권의 텃밭지역이다.
부평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홍미영 현 구청장과 박윤배 전 구청장이 출마를 선언하며 전·현직 구청장의 재대결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이성만 시의회 의장이 홍 구청장의 대항마로 떠올랐으나,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측 새정치연합이 통합작업에 들어가자 출마의사를 접었다.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권연합의 최대 수혜지역의 하나였던 부평구에 정의당 김응호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며 야권연합의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이로써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부평구청장 선거는 공천을 통과한 강력한 새누리당 후보와 진보진영의 정의당 후보에 맞서 홍미영 구청장이 벌이는 3파전이냐, 야권연대를 통한 2파전이냐에 따라 향후 구체적인 선거구도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에서는 민선 3·4기 부평구청장을 역임한 박윤배(62) 전 부평구청장과 오태석(61) 부평갑 당협 부위원장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박 전 구청장은 두 번의 구청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착오 없이 부평구 행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행정운영의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 구청장 선거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2010년부터 부평미래포럼을 이끌어 오면서 ‘부평둘레길 문화생태 걷기행사’ 등을 통해 지역민심 끌어안기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 2월 출마선언에서 “구청장으로서 8년간 구정을 운영한 행정 경험과 실천력을 가지고 부평구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완성할 것”이라며 “구민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살 수 있도록 고민하고 상생과 공존할 수 있는 부평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구청장은 구청장 재임기간 동안 부인과 비서실장이 비리사건에 연루됐던 점이 이번 선거에서는 다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부평구청장 선거 당내 경선에서 박 전 구청장에게 석패했던 오태석 부위원장도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오 부위원장은 “성장 동력의 약화로 부평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침체된 구도심 지역에 활기찬 부평으로 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부평구의 속 깊은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부평전문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과 시 환경녹지국장을 역임한 행정 전문가, 신구도심의 균형발전과 고부가가치 산업유치를 실현할 발전전문가, 깨끗하고 검소함을 30년 공직생활을 통해 검증받은 청백리 공직자임을 내세웠다.
새누리당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인물은 조용균(53) 법무법인 로웰대표변호사(전 인천지법 부장판사)다.
조 변호사는 “소통의 부재와 열악한 구 재정으로 부평구는 극심한 침체와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다”며 “구청장에 당선되면 구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결속시켜 정의와 원칙을 밑그림 삼아 부평 부활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현재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지역의 현안들을 파악하기 위해 구민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성만 인천시의회 의장이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홍미영(58) 현 구청장의 단독 출마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홍 구청장은 인천 유일의 여성 단체장으로 여성친화도시와 지속가능한 도시를 부평구의 미래 비전으로 잡았다.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홍 구청장은 재임기간 동안 무리한 개발사업을 자제하고 부평미군기지 철수 문제와 구 도심에 거주하며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하는 밀착행정이 재정난 속에서 구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본격적인 구청장 후보 출마는 4월 말이나 5월 초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부평역과 지하상가를 연계한 역세권 개발과 청년 취업 프로그램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정의당에서도 김응호(41) 인천시당 부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부평지역에서 부평미군기지 반환, 무상급식 실시, 대형마트와 SSM 규제 등 다양한 시민단체 활동을 펼쳐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시민사회와 노동계의 폭 넓은 지지를 바탕으로 민생중심의 새 정치를 열겠다는 각오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14일 정의당 후보들과 합동으로 시청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골목까지 행복한 복지국가, 인천이 중심 부평의 미래를 새로 디자인하겠다”며 “민생정치의 새로운 에너지로 부평발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 관내의 노동조합 방문과 시민사회단체 간부들과의 간담회를 확대하고 있으며, 홍미영 구청장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평가 모니터를 진행하며 새로운 비전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김현상(57) 부평구중소기업협의회 부회장은 지난 14일 무소속으로 부평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김 부회장은 “지역경제인 활동했던 경험을 되살려 벤처기업인의 강한 추진력으로 부평을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인천=박창우기자 p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