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 조건을 대폭 완화한 용인 역북지구의 택지 매각이 불발돼 용인도시공사가 또다시 파산 위기에 놓이게 됐다.
용인도시공사는 지난 28일 오후 역북지구 택지 매각 입찰을 진행한 결과, 응찰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다고 30일 밝혔다.
공사는 곧바로 재공고를 내고 같은 조건으로 입찰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공사는 역북지구 택지에 대해 2011년 4월부터 모두 18차례 매각공고를 냈으나 매각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조성원가 이하로 택지 가격을 대폭 낮춘 데다 최근 진행한 현장설명회에서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 30여곳이 입찰 의향을 보여 택지 매각이 가시화됐다.
공급금액은 B블록(5만5천636㎡) 1천284억원, C블록(5만7천850㎡) 1천335억원, D블록(2만7천280㎡) 629억원으로 1월 공고 때보다 각각 91억원, 106억원, 14억원을 할인했다.
특히 토지대금을 5년 분할납부하지 않고 6월 말까지 선납하면 할인율을 7%에서 8%로 높여 3.3㎡당 공급가액은 550만∼600만원으로 조성원가(3.3㎡당 760만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런데도 건설사들이 입찰에 응찰하지 않으면서 공사는 내달 말 도래하는 200억원 상당의 공사채 만기를 앞두고 부도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
공사 관계자는 “입찰 의향을 보인 건설사 상대로 응찰하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한 뒤 앞으로 대응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수의계약을 가능하게 하려고 바로 재공고할 예정이지만 매각이 성사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공사는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C블록을 매각했다가 매수자가 리턴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자금난을 겪고 있다.
자본금 600억원의 공사는 부채가 4천20억원에 달해 택지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용인=최영재기자 c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