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우는 실종자 가족
“모든 실종자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랍니다.”
지난 19일 7시쯤. 실종자 가족 수백여명이 머물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으로 또다시 비보가 전해졌다.
신원 미상의 여성 3명이 발견되면서 해경 측에서 이들의 부모를 찾기 위해 발견 당시 특징을 밝히면서 학부모들은 설마 내 딸이겠느냐는 우려를 나타내는가 하면 일부는 혹시 모를 걱정에 팽목항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매일 저녁만 되면 시신이 한둘 발견되는 소식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지 며칠째”라면서 “아직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하루빨리 내 아이의 소식을 듣고 싶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사고 발생 이후 잇따라 발표되는 사망자 발견 소식에 실종자 가족들은 매우 지쳐 보였다.
전국 각지에서 보낸 구호물품으로 이들의 의·식·주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지만, 바로 자녀의 무사귀환 단 한 가지만 이뤄지지 않으면서 아픔이 커지고 있다.
대책본부의 미흡한 수습과 계속되는 발표 번복도 실종자 가족들의 피로감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최초 학부모에게 잘못 전해진 ‘모두 구조’ 소식과 발표했던 브리핑 내용을 고치는데 급급한 모습, 구조활동 축소 의심 등 불신을 자초하면서 결국 가족들은 정부의 발표 내용은 물론 언론 보도 등 모든 것을 믿지 않고 있다.
실제 이날 오후 6시쯤 이뤄진 해경의 브리핑은 단 1분 만에 끝났다.
실종자 가족들이 해경 관계자들에게 “정직한 내용이 아니라면 발표하지도 말라”, “새로운 소식을 전해라” 등을 외치며 몰아내 해경 관계자는 쫓겨나다시피 했다.
연이은 대책본부의 미흡한 대처와 언론의 오보로 가족들의 감정은 날카롭다 못해 극을 향해 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 학부모는 “실종자에 대한 신속한 구조작업과 정확한 상황 브리핑 단 두 가지를 원하지만, 정부는 기본적인 요구조차 지키지 않는다”면서 “아직 실종자들이 돌아오길 믿기에 하루빨리 철저한 구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오후 9시 30분 현재 구조된 인원은 174명, 사망 58명, 실종은 244명이다.
/진도=김지호기자 kjh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