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민선5기 임기 만료를 앞두고 단행한 대규모 인사가 ‘노골적인 제 식구 챙기기’란 비난 속에 공직분열 조장만 키운 두달짜리 ‘시한부 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더욱이 승진 인사는 물론 특정부서 출신들이 인사관행을 깨고 대규모로 본청에 입성하는 등 사실상 파행을 빚으면서 ‘보이지 않는 손’ 논란마저 끊이지 않아 파문이 커지고 있다.
23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1일자로 서기관 1명과 사무관 3명 등에 대한 승진인사를 포함해 총 267명에 대한 전보인사 등 김학규 시장 체제의 사실상 마지막 인사를 단행했다.
시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근무평정 등에 기반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로 대부분의 공직자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이미 두 달여 전부터 공공연히 나돌았던 승진 내정자들이 모두 승진에 성공하면서 ‘최악의 설’이 현실화된 데 불과하다는 비아냥만 나오고 있는 상태다.
또 이번 인사로 본청에 승진·전보된 행정과 등 주요 부서 출신 일부 공직자들의 경우, 승진 후 동사무소 등 일선 근무라는 기존의 인사 원칙마저 사실상 무력화해 안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는 지적과 함께 ‘인사팀이 대서방으로 전락했다’는 노골적인 비판마저 커지는 실정이다.
공직자 A씨는 “말로는 서열명부 우선을 내세웠지만 유독 핵심인사만 4등 승진 등은 이해가 곤란하지 않느냐”면서 “취임과 동시에 내건 탕평인사는 없고, 정작 임기가 끝날 때까지 보이지 않는 손이 인사를 망사(亡事)로 만들었다는 말을 왜 몇몇 사람만 못 듣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직자 B씨도 “아무리 두달짜리 인사라지만 인사팀을 허수아비 대서방으로 만들었다는 말이 괜한 게 아닐 것”이라며 “특정인과 특정부서 출신만 4년 내내 특별대우를 받는 인사가 두 번 다시 없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어이 없어 했다.
/용인=최영재기자 c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