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특허전쟁’으로 맞붙었던 삼성전자와 애플 간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을 제외한 한국, 일본, 영국 등 9개국에서 벌여온 모든 특허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양사의 특허 소송은 지난 2011년 4월 애플이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를 제소하면서 시작돼 이후 미국과 한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호주 등 9개국으로 확대됐다.
애플은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법원에서 벌어진 삼성전자와의 2차 소송전에서 사실상 패소하며 소송 동력을 상실했다. 배상금액이 청구금액의 6% 수준인 1억2천만 달러(약 1천200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양사 간 특허전이 장기화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발전이 저해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적잖았다.
하지만 지난 6월 양사가 미국 연방 항소법원에서 진행 중인 국제무역위원회(ITC)판정에 대한 항고를 나란히 취하하면서 양사 간 화해 가능성이 점쳐졌다.
애플은 지난달 말 자사가 승소한 미국 1차 소송의 항소를 취하하기도 했다. 이런 행보가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양사가 합의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양사는 세계 어느 법원에서도 추가 소송을 벌이지 않은 점도 이 같은 예측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미국 1차 소송의 항소심이 곧 열릴 예정이고, 2차 소송도 계속 진행하겠다는 게 양사의 뜻인 만큼 양사가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또 일각에서는 양사가 실익이 없는 미국 외 소송에서는 합의하고 미국 소송에 집중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애플이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미국 내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 항소를 취하한 것과 맞물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시애틀로 출국, 이 부회장이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와 만나 화해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영재기자 c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