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터줏대감’…협상의 달인
19대 하반기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3선의 박기춘(새정치민주연합·남양주을) 의원은 국회에서 언론과 동료 의원들이 붙여준 별명이 ‘협상의 달인’이다.
그는 작년 말 22일간 계속됐던 철도노조 파업을 국회에서 풀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특유의 협상력을 발휘해 제1야당 원내대표 시절 그 험난한 여정 속에서도 정부조직법을 끝내 관철시켜 냈다.
박근혜 정부 1기 내각 구성을 위한 장관 인사청문회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그는 지난 18대 국회 상·하반기에 이어 19대 국회 상반기까지 6년을 국토위에서 일했다.
야당 간사와 국토 및 교통분야 법안심사소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 왔다.
그러면서도 세종시 원안 사수, 4대강 사업 검증, 철도파업 해결 등 굵직한 국가적 현안 마다 당을 대표해 논의를 주도하면서 기회가 온다면 위원장직을 맡아 합리적 조절과 대안 모색에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있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박 의원은 지난 6월 국회 본회의에서 220명 찬성이라는 압도적 지지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에 선출되는 영광을 안게 된다.
박 위원장은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아 어깨가 무겁습니다만, 지난 시간 국토위에서 헌신해왔던 경륜과 노하우를 국토위 운영에 적극 발휘하면서 국민 입장을 대변하고 국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양질의 정책 대안이 생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낙후된 남양주가 그를 정치로 이끌다
박 위원장은 남양주 시골 마을 방앗간 집 아들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밥 걱정은 없어 행복했지만, 발전이라고는 도무지 찾을 수 없는 가난한 동네가 항상 마음에 걸렸다.
낙후된 고향 남양주 발전을 위해선 정치적 힘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고 30대 초반의 나이에 입법 보좌관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10년 가까운 보좌관 생활을 마치고 경기도의회 의원에 출마해 두 번 연속 당선되어 도의회 원내총무 겸 당 대표의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고향 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 나갔다.
하지만 그는 2002년 남양주시장에 도전했으나 낙마했다.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제 정치 여정에서 유일한 낙선 기록이긴 하지만 이때의 실패가 지금의 박기춘을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인에게 진부한 얘기지만 모든 답은 ‘현장’과 ‘민생’에 있다는 것을 절감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낙선 후 2년의 시간, 좀 더 겸손하게 시민들께 다가가 그들의 생각과 고민을 함께 공유하며 더 큰 꿈을 키워 나갔다”고 덧붙였다.
보수의 텃밭서 3선 국회의원, 제1야당 원내대표로도 ‘우뚝’
이후 박 위원장은 남양주에서 2004년 17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이루어 냈다.
그는 초선 시절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여당 간사, 법안심사소위원장, 윤리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맡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8대와 19대 국회에서는 두 번의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며 당을 대표해 굵직한 현안들을 주도적으로 협상해 왔다.
이 같은 공로와 업적을 인정받아 제1야당 원내대표에 선출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또 당 사무총장을 맡아 당의 개혁과 슬림화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대선 패배 후 위기에 봉착했던 당을 안전 국면에 접어들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박 위원장은 “흔히 남양주를 보수의 텃밭이라 부른다”며 “입법보좌관, 도의원 2회 등 고향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 왔던 제 진정성을 시민 여러분들께서 인정해 주셨고, 그 성원에 힘입어 어느 덧 3선 국회의원이 됐다”고 자신을 지지해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말 많고 탈 많은 국토위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지.
국토위는 주거와 교통 등 국민의 삶과 가장 직결된 상임위인 만큼 관심도가 높다.
과거 4대강 사업 등 혈세낭비 사업에 대해 철저한 검증과 사전 차단으로 국가 예산이 반드시 필요한 곳에 올곧이 쓰이도록 감시자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여당의 독선을 견제하고 동시에 원내대표를 역임하며 쌓아 올린 협상력과 친화력, 그리고 특유의 정치력을 발휘해 향후 전개될 중요 사안마다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리적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경기도 남북부간 균형발전을 위한 ‘박기춘 역할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의 남북부간 균형발전은 시대적 과제이다.
이에 지난 4월 평화통일특별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경기북부권이 그린벨트를 비롯해 이중, 삼중의 과잉규제로 발전의 발목이 잡혀있는 상태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과잉 규제로 인한 경기 남-북간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부권의 규제를 해소하고 차별화 된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함은 320만 북부 주민들의 숙원이라 할 수 있다.
북부권이 발전해야 경기도가 고루 성장해 나아갈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도 많은 고민과 함께 제도적 해결 방안 모색에 적극 나서겠다.
-고향 남양주시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도농복합도시의 특성상 남양주의 SOC인프라 구축은 시급한 과제이다.
물론 지하철4호선 연장(진접선), 8호선(별내선) 등 수 년 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남양주의 전철도시화는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이다.
특히 4호선의 경우 기본계획 확정 고시와 턴키방식 입찰이 결정된 상태라 조기 착공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이며, 8호선 역시 사업 진행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경춘선 일반열차 용산역 연장운행, 4호선-8호선 별내 환승역 추진 등 시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한 과제들이 남아 있다.
남양주시민 여러분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역량을 쏟아 조속히 관철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9대 후반기 국토교통위원장으로서 전하고 싶은 말씀은.
국토위는 전월세 폭등에 따른 서민의 주거불안 문제, 지난 겨울 소중한 어린 생명들을 앗아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로 비롯된 시설물 안전문제, 그리고 천문학적인 공기업 부채와 우리 사회 적폐 1순위로 지목되는 관피아 척결 등 많은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한 SOC확충 등 시급한 과제가 많다.
국민들이 만족하실만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여야 중지를 모아 나아가겠다.
<약력>
▲남양주 출생 ▲경희대학교 행정학박사 ▲제4·5대 경기도의회 의원 ▲17~19대 국회의원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민주당 사무총장 ▲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글|/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