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담배보다 배 이상 가격이 저렴한 면세담배 660억원 어치를 빼돌려 국내에 유통한 일당이 검찰과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면세담배 관련 범죄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로 범행에 가담한 일당 중에는 면세담배를 판매하는 담배회사 KT&G의 간부 직원과 전주 지역 폭력조직원도 포함돼 있었다.
인천지검 외사부(이진동 부장검사)는 인천세관과 합동으로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선원용품 업자 A(42)씨 등 35명을 적발, 6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담배 도·소매업자 28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국내 유통총책이자 전주 월드컵파 폭력조직원인 B(39)씨를 지명수배했다.
A씨 등 4명은 2010년 12월 28일부터 지난해 6월 27일까지 면세담배 2천933만갑(시가 664억원 상당)을 수출할 것처럼 세관 당국에 신고한 뒤 빼돌려 국내에 유통, 19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900원에 출고된 면세담배의 바코드를 위조한 뒤 2천500원에 판매해 불법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 4명은 KT&G로부터 공급받은 면세담배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가짜 컨테이너를 준비해 면세담배가 적재된 컨테이너를 야적장에서 빼돌렸다.
면세담배 관련 업무를 총괄한 KT&G 중부지점장 C(47)씨는 지난해 2월쯤 수출용으로는 면세 담배를 판매할 수 없음에도 10차례에 걸쳐 1억3천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A씨에게 면세 담배를 판매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빼돌린 면세담배를 사들인 도·소매상들은 담배 측면의 ‘DUTY FREE’ 표시 위에 자신들이 위조한 KT&G의 바코드 스티커를 붙여 정상적인 담배로 위장했다.
면세담배는 면세품 불법거래 시장인 일명 ‘양키시장’이나 동네 마트 등지에서 일반담배로 둔갑해 팔리거나 시중가보다 싼 2천원에 판매됐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