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부터 용인 지역의 고교평준화 도입이 확정된 가운데 용인시와 경기도교육청이 일부 학교의 버스노선 등 대중교통정책조차 결정하지 못해 ‘통학전쟁’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시와 교육당국은 내년 3월 준공예정인 삼계고 교통대책과 관련, 민간업체에 사실상 책임을 전가해 놓고 업체 측 결정만 바라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용인시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용인지역에 고교평준화를 전면 도입, 처인·기흥·수지구를 단일 학군으로 전면 시행한다.
이에 따라 시는 계속되는 통학환경 개선 요구에 환승거점 지정과 함께 통학환경이 열악한 처인구 학생들을 위해 삼계고교(가칭) 통학을 위한 맞춤형 버스 2대 배차 등을 계획했다.
그러나 고교평준화 시행이 몇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부 대중교통계획만 수립됐을 뿐 정작 이를 뒷받침할 버스운전자들의 근무시간 증가에 따른 보상과 유류보조금, 배차 등에 대한 논의는 차일피일 미뤄져 우려가 일고 있다.
더욱이 시와 교육청은 계획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는 커녕 수용 여부 등 향후 진행상황과 관련해 전적으로 민간업체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여서 비난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삼계고의 경우 버스정류장에서 도보로 15분 가량 떨어진 탓에 학교까지 버스 연장 요구가 계속되고 있고, 신봉동과 성북동, 고매동, 서농동 등의 시 외곽지역 통학생들은 같은 구역 학교에 배치되지 않을 경우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지만 시와 도교육청은 사실상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중학생 아이를 둔 이모(서천동·47)씨는 “대중교통 환경이 열악해 출퇴근도 힘든 상황에서 아이가 서천고교에 배정되지 않는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며 “집 바로 앞에 학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준화로 인해 먼 곳까지 통학해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삼계고교의 경우 기존 20번 버스가 6~7분 간격으로 운행 중이며, 맞춤형 버스도 경남여객에서 협조하기로 한 사안”이라며 “학생들의 쾌적한 통학을 돕기 위해 학부모들과 교통여건개선협의회를 열어 의견을 적극 수용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재기자 c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