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면담을 요청한 지가 한달이 넘었는데 매번 기다리라고만 할뿐 언제라고 날짜조차 잡아주지 않아 기다리다 지쳐 직접 시장실로 찾아와도 매번 안된다고만 하면 이게 무슨 사람들의 용인입니까?”
지난 9월 하순 어느날, 용인시청 7층 시장 비서실에서는 계속된 고성속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한 중년여성과 아들의 거친 항의가 이어지면서 비서실에는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흥분한 일행이 시장실에 들어가겠다고 하자 A비서팀장이 “백분이 넘는 분이 면담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순서를 기다리시라”는 사정과 함께 몸으로 막아서는 등 실랑이속에 곤욕을 치뤘다.
시장실 문 앞에 가지런히 놓인 의자에 나란히 앉아 ‘결제’를 기다리던 공직자들은 이미 익숙하다는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30여분 넘게 이 광경을 지켜보며 행여 ‘자신의 결제순서’가 빨리 올지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이후 얼마간의 시간이 더 지나고 그렇게 기다리던 시장실 문이 열렸고,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온 비서실장의 빈자리가 남은 시장실에는 ‘계속되는 항의’를 뒤로 한 채 ‘결제행렬’이 이어졌다.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민원인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방화 미수 난동 사건’ 이후 삼엄해진 시장실의 ‘경계’속에 이같은 항의와 소동이 반복되면서 ‘사람들의 용인’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결제라도 한번 받을라치면 기약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공직자들의 푸념까지 이어지면서 “비서실장이 시장실에 한번 들어가면 30분은 기본, 1시간 넘기기가 일쑤로 시민과 공직자는 안중에도 없는 것 아니냐”, “오로지 비서실장에게만 ‘열린 시장실’”이라는 비판도 다반사다.
한 공직자는 “결제를 받기 위해 시장실을 찾으면 열이면 일곱, 여덟은 반복되는 상황으로 이제 별 느낌도 없다”며 “민원인 막는 비서팀장 업무가 내 일이 아닌게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비서실장이 시장실에 들어가 있는 시간을 조금만 줄여도 해결될 일인데 좀 아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비서실장은 “그런 상황이 있었는지 확인해 보겠다”며 “시장님께서 찾으시면 들어갈뿐”이라고 말했다.
/최영재기자 cyj@